땅속의 환경 지킴이, 지렁이가 지구를 살려요!
비가 그친 뒤 학교 가는 길, 땅 위로 기어 나온 지렁이를 마주치는 경험은 십여 년 전만 해도 아이들에게 흔하디흔한 일이었다. 그 익숙한 풍경에는 기다란 지렁이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지르거나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가는 아이도, 거침없이 지렁이를 만지고 쿡쿡 찌르는 개구쟁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친숙한 이웃 동물들은 어느 새 일상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대신 과학 수업에서나 보는 탐구 대상이 되었다. 이제는 정말 지렁이에 대해 제대로 알아 가고 그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된 것이다.
지렁이는 아주 이색적인 생물이다. 그만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흔히 보는 동물들이나 곤충과도 너무나 다르고 어디로 숨을 쉬고, 머리와 꼬리가 구분되어 있긴 한 건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소화시키는지, 어디서 어떤 형태로 태어나고 얼마나 오래 사는지, 왜 비만 그치면 땅으로 나오는지 등등 끊임없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다. 어른들도 막상 이런 질문들을 들으면 친숙하게 보아 왔던 생물인데도 말문이 막히기 일쑤이다.
『지구를 살리는 위대한 지렁이』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전문적으로 그려 온 로레타 크루핀스키의 선명한 일러스트와 어우러진 본문에서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소개하려고 무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이고 아이들이 흥미롭게 여길 소재를 집중력 있게 이야기한다. “지렁이는 온몸으로 소리를 들어요. 내가 땅 위를 쿵쿵 걸으면 천둥이 치는 줄 알걸요.”, “지렁이는 눈도 없고 귀도 없고 코도 없어요. 오직 입밖에 없답니다.”와 같은 설명을 통해 아이들은 지렁이에 대한 기본 상식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지렁이가 지구에 기여하는 바도 그 원리까지 알기 쉽게 이야기한다. “땅속에 이리저리 길을 내는 동안 지렁이는 계속해서 흙을 흩뜨리고 뒤섞지요. / 그래서 지렁이는 흙을 훨씬 부드럽게 만들고 공기도 잘 통하게 해 줘요. / 덕분에 식물의 뿌리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