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초지능 AI의 출현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된 지금, 무엇보다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AI의 본질과 전망에 대한 지식, 그리고 AI와의 공존 번영을 모색하는 대담한 상상력이라고 강조한다.
『제4차 공생』은 초지능 시대를 이해하기 위한 선제적 지식으로서, 고대의 계산 도구로부터 현재의 챗GPT에 이르기까지의 발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간결하게 핵심을 찌르는 설명을 통해 중세의 계산 도구로부터 튜링기계, 전자 컴퓨터, 인터넷 등을 거쳐 양자컴퓨터에 이르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지나 등장한 인공지능이 어떻게 진화해 오늘에 이르렀으며 초지능 출현의 가능성을 획득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지식과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이어 곧 도래할 초지능의 성격과 행태를 형성할 근본적 조건들을 탐색한다. ‘역사성, 비생물성, 합리성, 경제적 현실, 인류와의 협력 관계’ 등 초지능 AI를 규정할 요소들을 꼼꼼히 탐색해 일견 도발적이라 할 만한 결론에 이른다. AI가 수학적 존재라는 점에서 순수하게 ‘인간적’이라는 것. “AI는 인류의 인간적인 부분을 대표한다. 결국 AI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다!”
결국 『제4차 공생』은 초지능 AI에 대해 ‘공생’이라는 지구 생태계의 핵심 진화 원리를 적용해, 인류와 초지능 AI의 상생적 발전을 전망한다. 이것이 바로 책의 표제이기도 한 ‘제4차 공생’이다. 원핵생물들이 동·식물로 진화하는 ‘제1차 공생’, 다시 동·식물이 미생물과 함께 번창하는 ‘제2차 공생’, 인류가 동·식물을 길들이는 ‘제3차 공생’에 이어, 인류와 AI의 제4차 공생을 통한 지구 생태계의 진화 가능성을 예측한다.
다만 한 가지,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날 인간 지능의 쇠퇴 가능성만은 저자도 우려한다. 정확히는 인간 지능이 작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지탱하는 심리적 기능의 쇠퇴다. 2015년 한 동물실험에서는 늑대개가 평균 80%의 성공률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때, 사람이 길들인 개는 고작 5%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