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두숙의 보자기 : 한 땀의 바느질로 생生을 감싸다>를 내놓으며
이 책은 가구, 가방, 커튼, 이불, 그리고 옷 등의 다채로운 역할을 하며 오랜 세월 우리 선조의 삶 깊숙이 깃들어 있던 보자기의 역할과 그 아름다움을 조명합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사람의 일생 내내 아주 가까이 있어서 오히려 우리가 그 아름다움을 간과했던 우리의 전통 보자기는 해외 전시회에 소개될 때마다 그 뜻과 의미에 대한 관람객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전통 보자기가 국내외에서 다시금 그 소중함을 인정받기까지 지난 30년간 한결같이 우리 전통 바느질로 보자기를 만들며 제자를 양성해온 전통 공예 명인 진두숙 작가. 그가 정성껏 만든 보자기 작품과 그 속에 깃든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보자기 문화를 돌아봅니다.
한국 전통 보자기 작가 진두숙
어린 시절 진두숙 작가의 친가와 외가는 작은 산등성 하나를 사이에 둔 옆동네에 자리하고 있었던 터라, 유년 내내 그 작을 발로 바지런히 산을 넘어 외가로 친가로 놀러 다녔다. 외할머니와 친할머니는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와 수의와 관복 등의 바느질을 청하는 마을의 이름난 침선장이었으니, 두 집 중 어느 곳엘 가도 할머니가 너른 대청마루에 앉아 천을 마름질하고 바느질 하는 모습이 쪽빛 하늘에 하얀 구름 흘러가듯 자연스럽고 정겨운 일상의 한 장면이었다. 할머니들이 바느질 도구를 넣어두는 벽장은 어린 손녀의 보물창고였다. 바느질 도구뿐 아니라 이따금씩 누룽지, 사탕, 강냉이가 숨어있는지 궁금해 발꿈치를 들고 만세를 부르듯 벽장문을 만지작거리는 귀여운 손녀에게 할머니들은 벽장을 열어 고소한 누룽지를 꺼내 주었고, 손녀는 할머니의 반짇고리, 실패와 골무 등으로 소꿉장난을 하며 바느질 하는 할머니 곁에서 놀았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우리나라 전통 바느질을 보고 배우며 자랐기 때문인지 남다른 섬세한 감성을 갖게 된 진두숙 작가는 대학에서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