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왜 도시 집적이 아닌 도시 집중이 가속화되는가
우리나라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도 벌써 20여 년이 지났다. 하지만 지방 소멸과 수도권 집중은 날이 갈수록 확대·심화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를 ‘지역균형발전정책의 역설’이라 부른다.
도시의 발전에서 집적과 집중은 엄연히 다르므로 이 둘을 구별해야 한다. 이 책은 이 차이를 혼용하는 바람에 집적이 곧 집중인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고 비판한다. 집적은 중소도시도 경제력 상승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도시화 현상인 반면, 집중은 단지 대도시에 인구가 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이 책은 개발도상국이던 시절과 달리 이제 도시로의 집중이 생산성 증대로 연결되지 않는데도 인구가 대도시로 쏠리는 데에는 경제적 요인이 아닌 경제외적 요인이 작용한다고 분석한다. 이 책은 이러한 경제외적 요인으로 정치권력의 집중, 대학의 집중에 주목한다.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다양한 해외 연구 및 정책 실험 소개
이 책은 도시를 메가시티로 묶으면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발상은 경제적 원리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하면서, 각각의 개성을 지닌 적절한 크기의 도시들이 서로 협력하는 형태가 경제적 효과는 높이면서 불경제적인 요인은 피할 수 있는 과학적인 체계임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또한 이 책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선진국에서 국제경쟁의 중요한 도구로 여겼던 도시 경쟁력 개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이제 선진국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곧 도시의 경쟁력임을 깨닫고 메가시티를 다중심의 도시 간 협력체계인 메가리전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역발전정책과 관련된 연구는 학제적 성격이 상당히 강하다. 따라서 기술경제학 이론과 통계학 분석을 기반으로 도시경제학과 지리학이 대화해야 한다. 여기에 도시계획학, 사회학, 정책학도 가세해야 한다. 이 책은 2000년대 이후 실시된 지역개발 및 지역균형발전과 관련해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 수행된 연구와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