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부 살인의 말
뽀로로 든 77세 법의학자는 단호했다
여자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남자친구, 징역 7년에 항소
“구하다가 머리를 두 번 떨어뜨린 겁니다”
“출혈 원인이 명백한데 왜 다른 생각을 하라고 하십니까?”
경찰은 말 없는 목격자 ‘혈흔’으로 답했다
“살인 고의 없었다”
말 없는 목격자, 혈흔
법의학자가 본 진짜 사인은 따로 있다
“흉기가 아니라 선기인가요?”
그 남자의 ‘헤어질 결심’
간병인이 된 건축가의 송두리째 바뀐 삶
속죄 없는 단죄, 단죄 없는 속죄
가해자의 최후진술과 피해자의 탄원서
재범 가능성에 대한 심리
“여전히 저는 제 인생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스토킹범 궤변에 판사는 호통쳤다
“정신적으로 힘들다”
어머니를 죽인 건 보복이 아니다?
끝까지 보복살인 부인
일하러 간 엄마와 굶어 죽은 아기
“절대 살인 의도는 없었고 살리고 싶었습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아동학대살해
오락가락하는 살해 동기
열등감 아닌 피해망상이다?
피해망상 아닌 열등감이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의 문제
사주한 자, 계획한 자, 실행한 자
영화 같은 범죄 계획, 궤변 같은 항변
가장 무거운 죗값은 누가 치러야 할까
2부 단죄의 말
‘빌라왕’ 재판, 악은 그렇게 완성됐다
“전 대리로 계약서만 썼는데요?”
각자의 행동이 모여 완성된 ‘사회적 재난’
죄가 될 줄 몰랐다는 말
단순 마약상인가, 수사 조력자인가
“문제 삼지 않기로 했잖아요” vs “모르는 일입니다”
엇갈리는 진술,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는 걸까
“수사 협조가 아니라 기망이었다”
휴대전화는 알고 있었다
이삿짐 속 마약과 권총
“홍콩 영화를 보는데 동경심이 들더라”
메시지와 정확히 일치하는 증거
“협박이다” vs “그냥 전화다”
법정에 울린 그날의 통화
“해악이나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못 느꼈죠?”
처벌 필요성은 있지만, 처벌할 수
법정에 쏟아진 말들, 그 속에 숨겨진 범죄의 흔적을 쫓다!
아이러니로 가득한 인간 법정에서 진실에 더 다가가기 위한 여정
기자들이 바라본 법정은 우리가 뉴스에서 보지 못한 말의 전쟁터다. 말 한 마디, 한 문장이 만들어내는 파장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왜 그는 그렇게 말했을까?”, “그 말은 무엇을 숨기고 있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책은 시작한다. 진실과 거짓, 증언과 변론, 기록과 은폐된 목소리들이 엇갈리며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죄와 말》은 보통의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법정의 현장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두 기자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장면들이 펼쳐지는 순간을 포착하고 기록한 책이다. 저자들은 단순한 법정 기록이나 사건 서술을 넘어, 법정에서 오간 수많은 ‘말’이라는 렌즈로 범죄와 인간, 그리고 법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증언대에 선 목소리, 변론 속 날카로운 논리, 재판정에 남은 미묘한 침묵, 법정의 공기까지 담아내고자 했다. 말은 어떻게 죄를 덮고, 말은 어떻게 죄를 드러내는지 범죄와 진실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로 하여금 사건의 본질을 마주하게 한다.
말은 어떻게 죄를 덮고, 어떻게 죄를 드러내는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26개 사건의 기록
범죄 다큐멘터리, ‘실화사건’ 시리즈, 법정을 소재로 한 드라마까지 사람들은 ‘범죄’와 ‘진실’을 쫓는 콘텐츠에 열광한다. 또한 미디어는 사건의 본질이나 진실을 깊이 파고들기보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흥미를 유발하는 데에만 몰두한다. 한 번 터진 사건은 끊임없이 헤드라인을 장식하지만, 그곳에 남는 것은 자극적 이미지와 짧은 단어들뿐이다. 사건의 잔혹성, 범인의 이례적인 행동, 피해자나 주변인의 감정적 반응, 그리고 충격적인 범행 수법 등 피상적인 정보만 반복되고, 정작 그 사건의 진실과 맥락은 빠르게 묻혀버린다. 《죄와 말》은 그 흐름에 맞서 법정이라는 공간에 쏟아지는 말들을 다시 글로 기록하면서 그 속에 숨겨진 범죄의 흔적을 쫓는다. 법정에서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