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쇠렌 키르케고르
레프 셰스토프
마르틴 하이데거
자크 데리다
발터 벤야민
테오도어 레싱
에른스트 윙거
알렉상드르 코제브
프리드리히 니체, 미하일 바흐친, 미하일 불가코프
리하르트 바그너, 마셜 맥루한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 클레먼트 그린버그, 마셜 맥루한
옮긴이 후기
반철학을 통한 철학의 자아 성찰
세상에는 참된 이치, 즉 진리가 넘쳐흐른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진리를 마주할 수 있다. 철학은 이들 진리를 비판한다. 진리들이 과연 옳은지 시험한다. 그러고는 그 결과에 따라 진리들을 긍정하거나 배척한다. 이런 태도는 수동적이다. 철학은 자신에게 주어진 진리들을 요모조모 따지는 사색에만 몰두한다.
그러나 진리는 비판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는 진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곧장 써먹을 수도 있다. 평가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다. 여기서 하나의 새로운 입장, 반철학이 등장한다. 반철학은 진리를 비판하지 말고 진리를 실행하라고 명령한다. 이에 따라 비판의 원천인 철학은 폐지된다. 반철학은 세계를 설명하지 말고 세계를 변화시키라고 명령한다. 세계가 변화되어야만 세계의 진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반철학은 진리의 실천으로 세계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근대적 명령을 내린다.
보리스 그로이스의 저서 『반철학 입문』은 키르케고르부터 맥루한에 이르는 반철학자의 계보를 면밀히 추적한다. 사상가별로 하나의 챕터를 할애해 그들의 이론을 파헤치고 시대적 배경과 철학적 논쟁을 곁들인다. 이 책은 반철학에 이르는 진입로는 물론 반철학으로 우회하여 철학에 도착하는 길을 소개한다. 우리에게 낯선 러시아 종교철학도 선보인다. 구동독 출신의 철학자 보리스 그로이스가 레닌그라드대학에서 공부한 경험이 책에 녹아들어 있다. 그는 예술에도 조예가 깊어 근대 예술의 본질을 논하면서 반철학적 입장을 풀어낸다.
키르케고르는 주체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끝없이 의심하라고 명령한다. 그에 의하면 철학이 얻은 자유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이성의 논리로 외부 세계에서 해방됐지만 이성이라는 내부 세계에 예속됐기 때문이다. 이성의 속박에서도 벗어나 완전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이성이 자명하다고 판단한 모든 것을 끝없이 의심해야 한다.
철학은 삶이 잘 풀리지 않는 이에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