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인생의 진실을 그린다
고전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개성으로 표현한 그림책
한 둥지에 사는 형제 소고와 비파. 둘은 닮았지만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형은 구름까지 날아오르기를 좋아하고, 동생은 숲속에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어느 날 형 소고가 사냥꾼이 친 그물에 걸려 한쪽 날개를 잃고 만다. 날지 못하는 소고는 캄캄한 나무 구멍을 떠나지 않는다. 소고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찾을 수 있을까. 동생 비파가 형을 졸라 형제는 날기 시합에 나간다. 도중에 형제 새가 떨어지자, 시합에 참가한 새들이 힘을 모아 무사히 땅에 내려 준다. 시합을 다 치러내지 못했지만 형제 새의 용기에 모두가 감동한다.
이 책은 예술이 되풀이해 온 주제를 그린다. 예기치 않게 시련이 닥치고, 소중한 것을 잃어 절망하고, 우애 덕분에 용기를 내고, 회복과 치유가 찾아온다. 매우 익숙한 이야기 유형이다. 그만큼 보편성이 있는 이야기인데, 그래서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이 책을 유심히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현대의 문화는 시시각각 변하고 더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 심리가 우리의 감수성을 소박한 인생의 진실에서 멀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러 모로 고전을 따른다. 작가가 인생의 진실을 그리는 무대는 자연이다. 형제 새가 사는 곳은 북쪽 땅의 울창한 숲이다. 새들이 용맹을 겨루며 날아오를 때 푸른 하늘은 지상을 까마득히 밀어내고 달이 있는 곳까지 넓어진다. 강한 새에게 어울리는 웅대한 스케일과 함께, 작가는 동생 비파를 통해 아주 작은 생명의 신비를 배경에 끌어들인다. 강한 힘과 부드러운 힘, 서로 다른 본성을 타고난 형제의 공생이 차이에서 오는 긴장, 균형과 화합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그림 표면에 나타난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적절히 안배하면서 작품을 서정적인 분위기로 완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