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사유재산과 계급 불평등
몫 없는 자들을 위한 공유 사회의 꿈: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 이명호
율도국을 허하노라: 허균의 『홍길동전』 ― 이선이
모두가 안전하고 풍요로운 세상에서: 에드워드 벨라미의 『뒤돌아보며: 2000년에 1887년을』 ― 강수진
노동과 예술, 휴식이 어우러진 삶: 윌리엄 모리스의 『유토피아에서 온 소식』 ― 오봉희
이야기 둘: 과학과 기술 문명
해체된 가족의 역설, 유토피아를 향하여: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 김상욱
과학의 유토피아, 욕망의 디스토피아: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 오정숙
우주를 향해 쏘아 올린 유토피아의 꿈: A. 톨스토이의 『아엘리타』 ― 김성일
공정 무역과 유토피아: 허버트 웰스의 『모던 유토피아』 ― 김상욱
이야기 셋: 무위와 자연
일상 속에 감춰진 유토피아: 도연명의 『도화원기』 ― 김경석
잃어버린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행: 알레호 까르뻰띠에르의 『잃어버린 발자취』 ― 황수현
이룰 수 없는 꿈, 꾸지 않을 수 없는 꿈: 거페이의 『복사꽃 피는 날들』 ― 김순진
오지 마을에 구현된 유토피아: 선총원의 『변성』 ― 김경석
말 없는 세계, 비판 없는 세상: 다자이 오사무의 『우라시마』 ― 한경자
이야기 넷: 감시와 자유
응답하라, 과거의 기억이여: 조지 오웰의 『1984』 ― 전소영
궁전보다 닭장에서 비를 피하리: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 ― 안지영
환멸의 역사에서 정치적 유토피아로: 최인훈의 『회색인』 ― 김종수
우리들, 나의 상실, 그리고 지상에 구현된 낙원: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 ― 문준일
이야기 다섯: 몸과 욕망
전쟁 없는 사회, 성 없는 사회: 어슐러 르 귄의 『어둠의 왼손』 ― 이명호
가까이,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시대, 유토피아를 복원하다
지금과 다른 세상을 꿈꾸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다. 자본주의와 맞선 체제는 이미 사라졌고 신자유주의의 위력은 세계를 압도한다. 소비적 쾌락에 사로잡힌 현대인은 또 다른 미래의 가능성을 비웃는다. 게다가 기후변화, 경제적 불평등, 공동체 파괴, 폭력과 테러 등으로 인해 미래는커녕 현재조차 그 지속성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독일의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이 지적했듯이 유토피아의 포기는 역사 창조의 의지는 물론 역사 이해의 능력의 상실로 귀결된다. 인류 문명의 역사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유토피아의 꿈을 붙잡아야 한다. 현실 바깥에서 현실을 비판하고 교란하는 유토피아 상상의 복구가 절실하다.
유토피아의 추구는 인간존재에 대한 성찰에 기초한다. 인간의 본성, 잠재력, 욕망에 관한 깊은 인간학적 이해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유토피아 담론에서 문학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소외와 분열을 넘어 존재의 본향을 좇는 인간의 근원적 소망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유토피아 담론의 미래는 문학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학에 담긴 유토피아 상상을 되짚어보기 위해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의 문학 전공 교수들이 힘을 모았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부터 박민규의 『핑퐁』까지 동서고금의 유토피아문학을 엄선해 유토피아 상상의 복원을 시도한다. 이 책 『유토피아의 귀환: 폐허의 시대, 희망의 흔적을 찾아서』는 여섯 개의 주제(사유재산과 계급 불평등, 과학과 기술 문명, 무위와 자연, 감시와 자유, 몸과 욕망, 폭력과 공존 아래 25편의 유토피아문학을 다룬다. 작품에 대한 심도 깊은 비평을 담았으며 소설의 줄거리와 작가도 친절하게 소개한다.
유토피아문학의 전형은 당대 현실을 비판하고 대안 사회를 급진적으로 상상한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이명호는 16세기 영국 사회를 풍자하면서 화폐와 사유재산이 철폐된 공산 사회를 제시한다. 에드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