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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폐허를 말하다 : 맥비 2024_1 - 맥락과 비평
저자 맥락과비평 편집위원회
출판사 이유출판
출판일 2024-12-22
정가 15,000원
ISBN 9791189534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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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Ⅰ 잿더미 위에서
폐허의 세 양상 한상철
폐허의 신전 오은정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의 원폭 돔 보존과 역사 기억의 전도
폐허와 분노 임재근
-미군의 반도 폭격과 북한의 기록
폐허의 기억 김화선
시 : 산조, 남쪽 최지인

Ⅱ이후의 상상력
폐허를 찾는 일 김화선
전후 한국 영화와 폐허의 비장소성 한영현
내면의 공동과 폐허의 재건 이하은
-이청준의「퇴원」, 「병신과 머저리」를 중심으로
시 : 골링이골, 거미야 윤은경

Ⅲ 소리 없는 목소리
소설 : 빛이 빛나던 날 손홍규
폐허의 환상통 고윤수
-한국전쟁기 몇 장의 사진이 보여주는 ‘대전’
대전, 폐허와 징후적 언어 맥비 동인 편
-1950년대 대전의 매체에 기록된 폐허의식

Ⅳ 의견들
폐허를 읽는 시선 남기택
알지 못하는 앎 전은경
-침묵은 폭력과 어떻게 공모하는가
죽지 않은 유령과 대화하는 방법 임세화
-사쿠라꽃과 잿더미의 폐허를 껴안고
잿더미 위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두 도시, 히로시마와 대전의 이야기를 다룬다. <폐허의 신전>은 히로시마의 상징인 ‘원폭 돔’을 역사적 기억의 전도라는 관점에 기대어 추적한 글이다. 핵폭발에서 살아남은 ‘인공의 잔해’가 전후 재건 과정을 거치며 평화의 상징으로 탈바꿈하는 맥락이 흥미롭다. 이어지는 <폐허의 분노>는 한국전쟁 초반 인민군 점령기의 대전을 ‘잿더미’로 만든 원인이 미군의 집중적인 폭격이었음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인민군을 따라 내려온 종군 작가들의 당시 기록과 수복 후 미군이 남겨놓은 사진은 하나의 폐허를 바라보는 두 시선에 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폐허의 기억>에는 대전을 문학의 터전으로 삼았던 작가들이 여럿 등장한다. 한국전쟁의 복판에서 살아남은 작가들에게, 폐허는 ‘죽음과 신생을 동시에 품은’ 공간으로 존재했다. 삭제되고 결락된 시간과 장소를 불러내 재현하는 과정은 폐허를 바라보는 시선이 하나로 모일 수 없음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된다. 1부의 끝에서 최지인의 시 <산조>와 <남쪽>을 만난다. 느릿한 가야금의 울림이 장구 소리와 만나 퍼지는 찰나는, ‘멈출’ 수 있거나 ‘정의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다. 그렇게 시인은 서로 무관해 보이는 일상과 환상 사이에서 흘러넘치는, 무명의 폐허를 붙잡아낸다. 우리들의 삶 곳곳에 산조 가락처럼 폐허가 존재함을 암시하며 경고하는 셈이다.

이후의 상상력
한국전쟁이 전후 세대의 심성에 미친 여파를 다룬다. <전후 한국 영화와 폐허의 비장소성>은 1950년대 영화에 나타난 폐허의 의미를 ‘비장소’의 출현이라는 관점으로 살핀 글이다. 전후 세대가 지닐 수밖에 없었던 ‘폐허 감각’이, 당시의 영화에서 기존의 질서나 세계관이 부정되는 ‘비장소’에 대한 탐닉으로 표출되었다는 것이다. 남는 문제는 ‘안정과 평화’의 대척점에 있는 ‘혼란과 무질서의 임시적’ 공간이, 과연 ‘정체성’이나 ‘관계’와는 무관한 비역사적 장소로만 존재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내면의 공동과 폐허의 재건>은 1960년대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