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이의 말
한국어판 서문
서론
1부 작가와 작품
1장 환유 관계
‘작품’ 경계의 불안정성
일관성을 조직하기
2장 유사 관계
저자, 화자, 인물
자신에 대한 글쓰기
저자와 그의 허구적 분신: 우엘벡과 베니에-뷔르켈
3장 지향성/의도성 또는 내적 인과 관계
의도에 대한 소송? 대독 협력자들의 “실수할 권리”
역효과? 오렐상의 노래와 브렛 베일리의 〈B 전시〉
2부 스캔들에 휩싸인 작가들
4장 권한 남용
상의 의미: 폴란스키 사건
타락한 아동 성애-작가의 영광과 비참
5장 평판을 위태롭게 하는 현실 참여
억압의 해석학: 블랑쇼와 그라스 vs 드 만과 야우스
하이데거의 “형이상학적 반유대주의”
모라스를 추념하기?
엔드 게임: 문학에서 이데올로기로
6장 페터 한트케는 악의 옹호자인가?
의심의 글쓰기에 대한 애매성
현실 참여의 대가
결론
감사의 말
지은이 후기
부록 〈자율성의 불순한 기초〉
사랑과 삭제 사이,
언제나 뜨겁고 오래된 문제
사랑해 마지않던 작품이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만들어졌을 때, 작가가 범죄나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을 저질렀음이 알려졌을 때, 그 사랑을 어떡해야 할까? 하루아침에 그 마음을 칼같이 거두어들일 수도, 사랑을 지속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우리들은 그 마음을 손에 쥔 채 오도 가도 못하는 심정이 된다.
작품과 작가의 도덕성을 둘러싼 문제는 이 시점 가장 격렬한 논쟁거리다. 최근 한 소설가가 당사자의 허락 없이 그의 이야기를 작품에 재현한 일로 인해 창작의 자유와 허용 범위, 재현 윤리를 놓고 열띤 토론이 일었으며,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투’ 폭로와 이후 가해자의 창작 활동 복귀를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보이콧과 불매, 더 나아가 작품을 삭제하고 작가의 작품 활동을 영구적으로 정지시켜야 한다는 이들이 있는 한편, 작품의 우수성은 작품 자체로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작가와 작품의 윤리를 둘러싼 논의는 오래전부터 여러 입장이 부딪치며 지속된 문제다. 교과서에 실린 작품의 작가가 친일임을 뒤늦게 알았을 때 느낀 언짢음은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
누구나 마음대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자 하나의 공론장인 SNS가 생겨나며 더욱 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사건이 생길 때면 SNS상에서는 그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타올라, 때로는 건강한 토론이 아닌 근거 없는 비난과 논리 없는 말싸움으로 번지곤 한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런 문제들을 다루는 이론적, 분석적 틀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작가와 작품의 도덕성을 둘러싼 여러 종류의 논의를 아우르고, 활용할 만한 기초적인 이론과 유용한 분석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작가와 작품을 분리할 수 있는가?』다. 혼란스러운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이다.
‘작가란 무엇인가?’에서
페터 한트케의 노벨상 수상까지
작가와 작품을 분리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