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근대적 정치관을 재고해 볼 필요성을 느낀다. 다만 이는 근대 이전의 전근대적 정치관으로의 복귀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진 사회적 환경 속에서 정치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좀 더 깊이 성찰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성찰의 첫걸음은 아마도 문화적 측면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하드웨어를 바꾸기 전에 소프트웨어의 적실성을 따져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근대적 통치성에 내포된 철학, 정신 , 문화 등의 문제와 한계를 살펴본다.
1장 “탈근대적 정치의 가능성”에서는 근대 정치관의 전제가 잘못되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제기한다.
2장 “‘史記: 列傳’을 통해 본 사마천의 역사기술의 특징”에서는 사마천의 저작이 단순히 전통적인 도덕적 역사관을 입각한 것이 아니라 개별 인간의 모습과 인간사 모두 다양하고 복잡하며 심지어 모순적이기까지 하다는 점을 잘 드러내어 보여준다.
3장 “‘정의롭지 않은 법은 없다’: 홉스의 국가와 법”에서는 근대의 시조격인 토마스 홉스의 법 개념을 논구하면서, 근대의 법이 전통을 부인하
는 것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전근대적 요소인 도덕을 포함하며 다른 한편 탈근대적 요소인 시민의 다양성 측면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보면서 근대성을 옹호한다.
4장 “현대 자유주의의 위기와 지평” 에서는 근대성의 산물인 자유주의가 위기에 빠져 있음을 직시하면서도, 다만 자유주의가 그 자체 다양한 변용에 열려 있고 본질적으로 논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재해석될 수 있다며 근대성의 연속을 주장한다.
5장 “다층적 통치성: 자기통치와 타인통치의 접점을 중심으로”에서는 포스트모더니스트인 미셸 푸코의 통치성 개념을 상기시키면서, 통치성이란 그 자체 여러 층위를 갖는 다층적 개념으로서 국가가 인구 및 개인을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들 간의 관계, 나아가 개인들이 자기 자신과의 관계 형성에서도 권력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는 이런 타인통치 및 자기통치의 문제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6장 “소셜미디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