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기가 장산곶!_ 백령도, 대청도
백령도의 이두 지명, 사을외도는 ‘샅밖섬’이다 … 15
삼국유사를 찾아가는 길_ 군위, 영천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 이두 지명 풀이가 이 책에서 시작된다 … 22
유토피아는 어디에 있는가_ 전북 부안 우반곡
변산의 우리말 이름은 ‘고깔산’이다 … 30
16세기 문화 1번지_ 담양
담양은 정자를 중심으로 문학을 꽃피운 고을이다 … 38
비밀스러운 빛이라고?_ 밀양
신채호는 밀양을 ‘미르벌’, 곧 물이 질펀한 들녘으로 풀었다 … 46
절개와 지조의 땅_ 선산, 구미, 왜관
영남 인재의 절반은 일선에서 나온다 … 53
고원의 정신, 첫 번째_ 진안
신채호는 진안의 옛 지명 월량을 ‘달천’으로 풀었다 … 61
고원의 정신, 두 번째_ 무주, 장수
무주 구천동은 ‘무수한 가리’란 뜻이다 … 68
경상좌우도의 표본_ 상주, 예천
예천은 단슬라, 곧 ‘언덕과 냇물의 고을’이란 뜻이다 … 75
누정과 은둔의 고을_ 봉화
봉화의 이두 지명, 고사마는 ‘끝말’이란 뜻이 분명하다 … 82
가야의 옛 땅_ 성주, 고령
김종직종택 마을, 개실은 곧 ‘낀 골’이다 … 89
신앙의 땅 그리고 병신춤_ 영광
영광의 이두 지명, 무호이의 뜻을 밝히는 게 급선무다 … 97
영남 사림의 큰 자리_ 함양
좌안동 우함양, 개평마을은 ‘낀 들’이다 … 102
높은 산의 정신_ 산청
산청군 생비량면의 뜻은 ‘산비알’ 혹은 ‘산비랑’이다 … 108
인재와 선비의 광_ 영주, 순흥, 풍기
서원의 역사처럼 인삼의 역사도 풍기에서 시작되었다 … 116
숨겨진 비밀, 숨은 정신_ 익산
익산의 옛 이름 감물아에서 ‘단물’이란 지명을 추측하다 … 122
신비한 이국_ 제주도
양주동은 탐라를 둠내, 곧 ‘큰 오름뫼’의 뜻으로 읽었다 … 130
대장경을 품은 고을_ 창녕, 합천
창녕의 옛 이름 비사벌은 ‘빗벌’, 곧 비스듬한 들녘이다 … 138
‘한 평의 땅 위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나갔을까?’
우리 땅을 스쳤던 사람과 문화를 더듬어 나가며
지명 속에 감춰진 신비로운 이야기를 풀어놓다
타인과 나의 관계는 이름을 부르는 데서 시작된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이름을 알아보는 일은 우리의 사이를 조심스레 톺아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저자가 지명을 조사하고 고유어였던 이름을 발견해 내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에게 있어 지명은 문헌 속에 존재하는 낱낱의 활자라기보다 몸을 비틀고 때로는 뒹구는, 숨 쉬고 움직이는 대상과 같다. 땅은 결국 사람의 장소이기에 땅의 이름은 사람의 삶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영남알프스의 ‘살티’라는 지명이 ‘살만한 터’라는 의미일 때, 그곳을 비옥한 땅이라고 짐작하기 쉽지만 사실은 ‘숨어 살기 좋은 곳’인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지명을 알아내는 활동은 우리 땅과 그곳을 스쳤던 이들의 생활과 변천을 더듬는 일이다.
이름만으로 얼굴을 짐작하기는 힘들 듯, 마주하지 않고서는 호명이 무용할 때가 많다. 그러니까 흔히 ‘비밀스러운 빛’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는 ‘밀양’이란 이름이 사실은 ‘미르벌’, 즉 ‘물이 질펀한 들녘’임을 알아내더라도 밀양강과 단장천의 아름다운 자연과 그곳에 얽힌 인류사와 문화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름의 속뜻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독자의 손을 이끌어 바로 그곳, 밀양강 습지의 한가운데서 이곳을 스쳤던 역사적 인물과 그들에게 있었던 사건, 과거의 문화유산과 오늘날에도 생산되는 문화예술을 넘나들며 이야기한다. 땅의 얼굴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처럼 저자는 땅의 본명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여러 형식과 방법을 빌려 우리가 우리 땅과 마주하는 순간을 연출한다. 때로는 〈관동별곡〉의 서사를 따라 정철의 눈으로 풍경을 보여주고, 한편으로는 망망대해 끝에서 모습을 드러낸 흑산도를 우러러보는 정약전의 심정으로 이야기하는 저자와 동행하면서 우리에게 있었던, 잊었던 이름들을 발견하길 바란다.
책 속에서
비단 밀양뿐 아니라 고유어 지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