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수사적 고향 너머
1부 감각하기
평면을 뚫고 나온 사람들┃세계는 복수複數다┃우리는 ‘푸릉’을 원할까?┃호기심이 줄어들 때┃낯뜨거운 공론장┃취향지대의 마음들
2부 대면하기
위협과 기괴함의 시소 타기┃젊은 세대의 반중反中┃코로나 사태의 기이한 친숙함┃내가 만난 중국인들
3부 관찰하기
대의를 잃어버린 세계에서┃‘프런티어’ 북한과 식민주의 유령┃‘잉여 여성’이라는 낙인
4부 연루되기
빈자와 부자, 기생충과 숙주 사이┃‘기생수’와 대면하기┃멈추지 않고 살아갈 준비┃집을 원합니다┃랜드마크가 된 참사 현장┃취약함을 함께 견뎌내는 가족┃동자동이라는 평상┃‘소유주 혁명’과 개발 공화국의 민낯┃당신이 살 권리┃권리들의 사회와 사회 바깥의 주검들┃한국 주민운동, 화려하지 않아 다행인 역사
5부 삶-노동하기
자본주의 만세┃창업 너머의 새로움?┃코로나보다 독한 생존 바이러스┃노동자 청년의 안부를 묻다┃1997년 베이징, 2019년 홍콩┃코로나 이후, 연결의 빛깔┃노동의 대화가 국경을 넘는 법┃비정규직과 기본소득┃공생의 숙명┃물고기 그냥 줘라
6부 정치하기
‘주군 놀이’의 시대┃시선의 정치┃베이징의 현수막, 서울의 광장┃그늘은 관심을 두는 게 아니라 없애는 것이다
7부 돌보기
당신의 잎사귀도 진다┃자리를 찾지 못한 슬픔┃어르신 말고 노인┃노인 돌봄과 지구 돌봄┃미나리는 원더풀
8부 자리하기
“오죽하면 군부대라도 바랄까요”┃평등한 대안의 상상┃‘희망의 나라’, 이토시마 기행 일기
9부 공부하기
그들이 품고 온 세계┃더 ‘잘’ 싸우기 위한 숨 고르기┃학습권을 요구하라, 더 과감하게┃잔디밭의 몽상┃나는 너다?┃‘뜨거운’ 사회에서 살아가기┃Y에게 감사하며┃나를 가르친 어느 중국인 유학생┃중국 수업을 마무리하며
10부 읽기
‘가난 사파리’가 ‘가난 수용소’가 될 때┃사회적 버림의 연루자들┃여성 홈리스는 책이 될 수 있을까┃동아시아 ‘송곳들’의 지구전┃탁월함의 역설┃송이버섯 냄새를 맡자. 그다음은?
11부 지구
세계의 고통을
제 삶으로 연결해낸
공모자-저항자들
“이 세계 다수는 사실상 연루자다”
나에게 인류학적 세계 읽기란 단단한 이해를 거쳐 책임 있는 비판을 길어내는 과정이었다. 이해가 모든 앎의 가능성을 확신하는 오류에 빠져서도 안 되었고, 비판이 손쉽게 조준할 과녁만 찾는 것도 피하고 싶었다. 이해가 홀연한 불가지론에 닻을 내리면서 불의에 눈감게 되는 사태도 저어됐고, 비판이 제 수사적 고향을 판단의 유일한 준거로 삼는 것도 우려됐다. 타자를 이해하는 과정이 우리가 당연시해온 믿음, 가치, 윤리, 삶의 방식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하길 바랐고, 이러한 비판이 무수한 세계의 마주침을 이끌어 삶의 이해를 확장하길 원했다. 이 과정은 때로 자기수양에 가까워서 ‘더’라는 어중간한 단어를 붙들 수밖에 없다. 더 단단한 이해를 거쳐 더 책임 있는 비판을 시도하기. 그리하여 진리를 포획한 권위로부터 이해와 비판을 해방시키기. _「서문」
“조문영은 함부로 희망을 선언하지 않는다.
세계가 주조한 몇 겹의 욕망에 우리 모두
깊게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
_김윤영, 『창작과비평』
“그는 말과 말, 글과 글, 몸과 몸이 부딪치는
‘마주침의 현장’을 중시한다. (…
‘개입하면 바뀐다’는 신조로 연구한다.
마주침과 개입은 연루連累/緣累와 이어진다.
‘남이 저지른 범죄에 연관됨’이라는
사전 뜻이 아니라 잇닿고連, 인연을 맺으며緣,
묶어내는累 감각을 확인하는 일이다.”
_김종목, 『경향신문』
제64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 저자
『빈곤 과정』 조문영 신작
어떤 세계들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와 부대끼며 공존한다. 그 부대낌이 불편해 있던 곳을 떠나와도, 그것들은 모습을 바꾸어 끊임없이 재출현한다. 출몰하는 세계는 외면 가능한 타자가 아닌 집단적 삶의 조건이자 현상이 된다. 인류학자에겐 현장이다. 현장에 있기 위해 그는 그/것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가를 집요하게 추적해가다, 그 길에서 때로 자기를 마주치고 심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