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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돌봄의 역설 : 모두가 원하지만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저자 김준혁
출판사 은행나무
출판일 2024-12-12
정가 22,000원
ISBN 979116737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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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왜 돌봄에 관해 이야기하는가
들어가며 모두가 모두를 돌보기 위하여

1장 돌봄은 서로 교환한다
아이를 돌보는 일
돌봄의 기쁨과 슬픔
누가 돌보아야 하는가
돌봄의 대가와 진정한 돌봄
서로의 생을 지탱하는 돌봄의 가능성
돌봄이 없다면 미래도 없다: 인간의 기본적 조건으로서의 돌봄

2장 돌봄은 의지를 갖고 실천하는 것이다
돌봄은 하나의 능력이다
돌봄 이야기, 치매 앞에서 의료를 바꾸다
어떤 죽음은 돌봄이라 할 수 있을까
누가 더 아프냐고 묻기 전에
아이를 환대하는 사회란
대화의 윤리: 나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는

3장 돌봄은 보살핌받는 이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돌봄, 보편적이면서 개별적인
장애의 도전 앞에 서는 일
망가진 것들의 애도, 새로운 것들의 피어남
돌보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한다면
예정된 죽음 앞의 돌봄
자율성을 존중하는 돌봄은 가능한가

4장 돌봄은 피어나게 한다
타인을 피어나게 한다는 것
다음 세대의 피어남을 위하여
고통을 함께 상대해야 하는 이유
우영우에겐 장애가 없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돌봄을 대신할 수 있는가
행복한 삶과 피어나는 삶

5장 돌봄은 구조 속에서 순환한다
여기엔 왜 돌봄이 없는가
죽음 돌보기와 돌봄의 순환 구조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할 수 있는 이유
파괴를 감내하고 견디는 것의 존엄함
타인의 삶으로 건너간다는 것

6장 나는 돌보며 돌봄받는다
돌봄,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기
돌봄을 받는 마음에 관하여
민감한 돌봄

나가며 함께, 좋은 돌봄을, 모든 곳에서
참고문헌
“돌봄은 관계 맺음에서 출발해 ‘피어남’을 지향한다”
-‘삶의 보존’에서 서로의 생(生을 지탱하는 ‘좋은 돌봄’으로

돌봄이 주어지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 혹은 착오는 단순한 돌봄의 공급을, 노인을 돌보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돌봄 위기의 대안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는 돌봄의 역할을 ‘삶의 보존’으로 축소하고 돌봄을 ‘수요와 공급’의 관점에서만 바라본 것이다. 당장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신체적 필요는 충족할 수 있겠지만, 자칫 돌봄의 지향점이 로봇과 인공지능의 감시 아래 생을 연명하는 시설 사회가 될 수 있다. 그것이 우리의 지향이 아니라면, 돌봄의 목표를, 곧 ‘좋은 돌봄’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모든 돌봄은 관계 맺음에서 시작한다. 돌보는 이와 보살핌받는 이는 돌봄이라는 실천으로 맺어지며, 이때 우리는 돌보는 이의 관점(혹은 ‘공급’의 관점에서 관계를 바라보는 것에 익숙하다. 즉, 돌봄은 부모가 아이에게, 요양 보호사가 노인에게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며 어떻게 보살필지 선택하는 것 또한 돌보는 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돌봄을 일방통행으로 바라볼 때, 돌보는 이가 돌봄으로 얻게 되는 타인과 자신의 삶에 대한 깨달음, 보살핌받는 이와 나누는 애정이나 함께한 추억, 돌봄의 과정에서 피어난 유대감 등은 간과되고 보살핌받는 이의 관점은 지워질 수 있다. 이처럼 돌봄 관계에서는 일종의 ‘교환’이 일어나는데, 이에 주목할 때 돌봄은 타인을 위한 헌신이 아닌 서로의 생을 지탱하는 연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돌봄은 깨끗한 옷을 입고 양질의 음식을 먹고 충분히 자는 것 등 타인의 신체적 필요를 일방적으로 채워주는 것을 넘어서서, 보살핌받는 이의 욕구를 들여다보며 그의 재능과 가능성, 꿈과 노력이 꽃피도록 돕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단순한 ‘삶의 보존’이 아닌 서로의 ‘피어나는 삶’을 위한 돌봄의 자리가 생긴다. 이때 돌봄의 효율적인 ‘공급’ 아래 시설로 귀결되는 노인 돌봄에서, 약자에게 전가되는 ‘독박 돌봄’에서, 입시를 위한 획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