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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9 : 드뷔시, 소리로 그린 풍경
저자 민은기
출판사 사회평론
출판일 2024-12-16
정가 22,000원
ISBN 979116273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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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꺼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 - 파리의 벨 에포크
01 ‘인상’적인 예술의 시대
02 위태롭고 아름다운 벨 에포크

Ⅱ 자유로운 영혼 - 드뷔시와 파리 음악원
01 가난한 집안의 유일한 희망
02 불성실한 천재

Ⅲ 바람 잘 날 없는 나날 - 보헤미안 작곡가
01 어긋남과 엇갈림
02 여백을 메운 어둠과 빛
03 예술과 현실의 간극

Ⅳ 그럼에도 찬란하게 - 새 출발, 그리고 마지막
01 불편한 아름다움
02 눈물로 일군 음악

Ⅴ 혁신의 최전선 - 모더니즘의 초상
01 ‘어제’조차 식상한 ‘오늘’
02 추상의 시대
03 새바람이 불어오는 곳
★ 지식의 질은 높이고 배움의 문턱은 낮춘 〈난처한 클래식 수업〉의 아홉 번째 강의
★ 가장 아름답고 풍요로운 시절 ‘벨 에포크’로의 초대! 변화의 시대가 낳은 혁신의 음악가, 드뷔시를 만나다
★ 빛과 색채를 머금은 음악, 그림과 함께 즐긴다! 인상주의, 표현주의 회화를 곁들여 더욱 풍부하게 즐기는 음악 이야기

세상의 모든 색을 담은 음악가

“나는 인상주의 미술을 모방한 게 아니라 자연이 안겨준 인상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일 뿐이다.” 19세기 프랑스 음악가 드뷔시가 남긴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드뷔시를 대표하는 수식어는 ‘인상주의 음악가’다. 예민하고 괴팍한 성격의 드뷔시가 듣는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만하다. 드뷔시의 음악은 형식과 구성이 명확한 고전 클래식 음악과는 확실히 다르다. 선율과 리듬이 종잡을 수 없게 흘러가지만, 이런 모호함이 신비롭고 독특한 음향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듣는 이의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나 인상을 만드는 것도 참 ‘인상적’이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는 변화로 가득한 도시였다. 새로운 문물과 사상이 쏟아진 가운데 예술계를 뜨겁게 달군 건 단연 인상주의 미술이었다. 화가들이 틀에 박힌 제도권 미술을 거부하며 대상을 객관적으로 그리기보다 개인의 감상을 화폭에 담기 시작한 것이다. 손 틈 사이로 흩어지는 빛과 공기를 평면의 캔버스에 구현한 이 ‘혁명’은 드뷔시의 음악을 떠올리게 한다. 기존의 표현과 질서에서 벗어나며,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주 소재로 삼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그렇다. 그럼에도 드뷔시는 왜 자신을 인상주의라는 단어에 가두길 원치 않았을까?

드뷔시의 작품 세계는 그게 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아름다운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심오하고 암시적이며 때론 한없이 화려하다. 드뷔시는 새롭고 낯선 모든 것들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다. 시대의 초상들, 이를테면 추상적인 심상을 상징화한 상징주의와 우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로코코 미술, 바다 건너 소개된 동아시아의 가믈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