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따라 숨은 상징이 술술!
과거에 장원 급제하여 고을의 원님이 된 김 선비가 이번에는 두 화가의 그림 실력을 겨루는 자리에 심판으로 나섰습니다. 마을에서 오랫동안 그림을 그린 박 서방과 외지에서 왔지만 실력 있는 젊은 총각의 대결이었지요. 김 선비는 세 가지 과제를 냅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센 동물, 가장 오래 사는 동물, 가장 지혜로운 동물을 그리라는 것이었어요. 박 서방과 총각은 거침없는 손놀림으로 용, 호랑이, 거북, 토끼 그림을 뚝딱 그려냅니다.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거듭하는 둘의 대결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두 화가의 훌륭한 솜씨에 누구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지 난감한 김 선비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마침내 판결을 내립니다. 과연 누가 이겼을까요?
김 선비를 비롯하여 박 서방과 총각은 옛 그림을 드나들며 이야기를 이루어 갑니다. 그림이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가 다시 그림이 되면서 두 화가의 대결 구도는 더욱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지요. 이 책에는 개, 토끼, 닭, 소 등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에서부터 호랑이, 용, 해치 등 신령스러운 동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나옵니다. 술술 읽히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동물들을 만나고, 동물 그림에 담긴 속뜻을 짐작할 수 있지요.
책의 말미에는 본문에 수록한 동물들의 상징을 더욱 깊이 살펴볼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수록했습니다. 옛 그림에 숨은 상징은 물론, 옛사람들이 동물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동물 그림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 사회문화적 맥락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여기에 풍부한 그림과 사진 자료를 곁들여 정보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그림에 소망을 담고 마음을 전했던 조상들의 지혜 읽기!
우리 그림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처음에 “글자도 아닌데 그림을 어떻게 읽지?” 하며 의아해했어요. 하지만 다양한 동물 그림을 공부하면서 번쩍 눈이 뜨였고, 그 느낌을 어린이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