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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노벨문학상과 번역 이야기 : 노벨문학상과 번역 그 치열한 만남 - 유영학술총서 1
저자 정은귀, 곽아람, 최재봉, 김경은, 이정화, 송병선, 이난아, 정민영, 최성은, 홍한별
출판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지식출판콘텐츠원
출판일 2023-11-24
정가 17,000원
ISBN 9791159019821
수량

책머리에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에 울리는 전화 5

발간사
유영학술총서를 시작하며 10

-제1부-
노벨문학상을 둘러싼 이야기

곽아람│‘마감 맞춤형 수상자’를 기다리며 17
최재봉│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기 29
김경은│“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탁월한 작품”에 대한 소고 41
이정화│문학의 성좌들 53

-제2부-
번역을 둘러싼 이야기

송병선│권력 지도와 개인의 저항을 그린 작가의 이미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69
이난아│바늘로 우물 파는 작가와 4반세기 / 오르한 파묵 87
정은귀│노벨문학상이 확장한 시의 영토 / 루이즈 글릭 121
정민영│희곡의 회복을 보다 / 욘 포세 139
최성은│존재의 고유한 본성을 향한 열린 시각과 공존의 가치를 일깨우다 / 쉼보르스카에게서 토카르추크에 게로 155
홍한별│번역과 세계문학 / 가즈오 이시구로 187
책 속에서

‘마감 맞춤형 수상자’를 기다리며
큰 기획기사 쓸 때를 제외하곤 신문사 문화부 기자는 기본적으로 개인플레이를 한다. 문학이면 문학, 출판이면 출판, 학술이면 학술 각자 맡은 담당 분야를 독립적으로 취재하고 기사도 혼자 쓴다. 그런 문화부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합해 일할 때가 1년에 딱 한 번 있으니 바로 노벨문학상 발표 날이다. 노벨문학상 발표 시간은 한국 시각으로 목요일 밤 8시. 우리 신문의 경우 지방판 신문 강판은 밤 9시 15분. 적어도 9시 전엔 마감하고 지면을 채워야 하니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문학 담당 기자 혼자서는 감당이 되지 않으니 일을 분담한다. 문학 담당이 수상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는 동안 누군가는 수상 요인 등 해설 박스 기사를 쓰고, 다른 누군가는 외신을 찾아 번역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수상자 연표를 만들며, 누군가는 번역서를 낸 국내 출판사 등을 취재한다. 이른바 ‘집단지성’의 결과물이라고나 할까.

해마다 노벨문학상 시즌이면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이들은 저마다 다른 염원을 품는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자기네가 낸 책의 저자가 받기를 기원할 것이고, 애국심으로 충만한 이들은 한국 작가가 수상하길 기대할 것이며, 문학 애호가들은 좋아하는 작가를 밀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자들의 관심사는 이 모든 일과는 좀 거리가 있다. 어쨌든 간에 일을 수월하게 하고 싶으므로 ‘마감 맞춤형 수상자’가 받길 바란다.
마감 맞춤형 수상자란 누구인가?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대중적인 작가는 일단 아니다. 그는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문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은 이름 들어봤을 인물이다. 이런 작가가 수상하면 독자의 관심이 높을 것이므로 기사 중요도가 커져서 신문 종합 1면부터 시작해 여러 면을 펼쳐 기사를 쓰게 된다. 한 마디로 품이 너무 많이 들고 다른 신문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부담도 생긴다.

그러니까 ‘마감 맞춤형 수상자’란 한국에 번역서는 있고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