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 20세기, 집을 떠난 영웅들
-어둠: 필름 느와르와 하드보일드의 고독
-노래: 외로움과 고통의 자서전
-끝: 1990년대에 데뷔, 2000년대에 절정을 맞이한 미국인 영화감독들의 눈에 비친
2. 21세기, 집을 잃은 영웅들
-모험: 후장사실주의의 두 갈래 길
-남자: 유아인, 하정우, 언니네 이발관, 검정치마, 직역하면...
-혼자: 우리 세기의 배신자와 영웅에 대한 논고
인간의 안팎이 함께 흔들리는 오늘날,
이 혼란의 뿌리를 찾아 20세기로 향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근대화 이후 최초로 경제적으로 역성장한 세대이며, 그나마도 지속적인 경기 악화로 인해 생활 방식을 더욱 보수화할 수밖에 없는 세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들은 인권과 정치적 자유에 관한 감수성을 제도적으로 가장 강하게 학습한 세대이기도 하다. 여기에 SNS 문화를 비롯한 인터넷의 확산은 기존의 아날로그적 세계관 자체를 뒤흔들며 범지구적인 변환을 일으켰다. 결국 밀레니얼 세대는 서로 상충하는 세계관을 동시에 학습하면서 문명의 대전환에 해당하는 격변까지 받아들여야 했던 이들이다.
1990년대에 태어나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하는 강덕구는 ‘밀레니얼의 마음’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평론가다. 지금까지 그가 출간한 『밀레니얼의 마음』과 『익사한 남자의 자화상』은 이 세대의 내면에 자리 잡은 새로운 종류의 방황과 외로움을 조명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던 그가 드디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외부에서 가하는 폭력과 내부에서 솟아오르는 자기 불신 속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까?” 강덕구가 제기한 이 질문은 곧 현대 사회의 중추가 될 밀레니얼 세대에게 주어진 가장 절박한 주제이며, 동시에 그 세대에 속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성장하려는 강덕구 자신의 열망을 담은 자전적 시도이기도 하다. 『한 움큼의 외로운 영혼들』은 21세기 초의 혼란 속에서 어떻게든 빛줄기를 찾아내려는 간절한 시도로 채워져 있다.
오늘 우리가 잃어버린 멜랑콜리를 찾아
20세기 필름 느와르를 뒤적이다
강덕구는 오늘의 세대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확인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그가 가장 먼저 선택한 장르는 영화, 그중에서도 미국의 필름 느와르와 거기에서 파생된 유럽 영화들이다. 강덕구는 필름 느와르 속 주인공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해 내는데, 바로 무력함과 그에 기반한 도덕적 순진함이다. 교활한 세계를 관찰하는 순진한 탐정들은 언제나 현실 앞에서 패배하고, 느와르의 주인공들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