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PART 1. 다시 바라볼 것들
1장. 근육-명사가 아닌 동사로 살아가기 위해
근육과의 거리두기 | 플라톤의 동굴 밖으로 나온 죄수 | 보티첼리의 비너스에게도 복근이 있다 | 연두부에서 단단한 두부로 | 보이는 몸과 기능하는 몸 | 우리 모두에게는 근육이 필요하다
2장. 마녀-이 단어에 무엇을 담아왔는가
딸들에게 불친절한 세상 | 가르바티, 메두사의 억울함에 답하다 | 슈투크의 그림 속 메두사의 눈동자 | 닥치거나 미치거나 | 워터하우스가 그린 키르케의 변화 | 우리 안의 마녀
3장. 거울-우리의 상(像은 어디로 수렴하는가
반사와 반영의 사이 | 하디와 뭉크, 두 개의 거울 | 다정하지만 무례한 슬픔 | 시간의 두 얼굴,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 윌 코튼의 아이스크림 동굴 | 명령하는 자는 누구인가 | 몸보다는 몸가짐 | 들뢰즈의 아장스망, 그리고 외로
PART 2. 크게 바라볼 것들
1장. 슬픔-인간의 가장 무해하고 본질적인 감정
무성한 슬픔 | 오귀스트 쉥크의 어미 양 | 슬픔을 묻는 일 | 월터 랭글리, 슬픔이 슬픔에게 | 가장 무해하고 맑게 자리하는 것 | 슬픔은 힘이 세다 | 그늘을 읽는 일
2장. 서투름-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
야코비데스의 아이들 | 서투름이 빛나는 이유 | 매끄러움의 이면 | 기술은 다정하고 도덕적일까 | 고흐와 밀레의 아름다운 격려 | 루소, 서투름의 철학 | 더 용감해지고 더 너그러워지는 우리
3장. 사소함, 익숙함, 하찮음-결코 사소하고 하찮지 않은 것
사소함의 단단함 | 결코 사소하지 않았던 이름, 엄마 | 페르메이르, 익숙함의 아름다움 | 그림 속 빛나는 푸른 치마의 의미 | 하찮음이라는 열쇠
PART 03 함께 바라볼 것들
1장. 직선과 곡선-나뉘었으나 나뉘지 않은 것들
직선과 곡선의 이분법 | 아우구스트 마케, 직선의 그림과 곡선의 그림 | 우로보로스의 세계 | 청자 베개가 건네는 말 | 이분법의
복근의 비너스, 마녀 키르케, 반전의 성모마리아까지
캔버스 속 명사의 삶에서 뛰쳐나와
마침내 동사로 살아가게 된 존재들에 대하여
이 책의 1부에서는 여성의 삶에서 다시 바라봐야 할 ‘근육’ ‘마녀’ ‘거울’이라는 세 단어에 주목한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속 비너스의 복근을 바라보며 남에게 ‘보이는 몸’이기보다 삶을 더욱 충만하게 살기 위해 ‘기능하는 몸’으로 가꾸자고 이야기한다. 워터하우스가 그린 〈마녀 키르케〉 3부작을 통해서는 오랜 역사 속에서 남성들 아래 순종하기를 거부하다 ‘마녀’로 취급당해왔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럼에도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한다. 뭉크의 〈거울 앞의 나신〉을 보며 시간이 지나면 저물 수밖에 없는 젊고 아름다운 것에 권력을 부여하기보다 특별하고 소중한 찰나, 즉 ‘카이로스적 순간’을 경험하기 위해 나를 찾는 일에 몰두해보라고 이야기한다.
“산다는 것은 동사다. 어딘가에 가만히 놓여 있는 명사가 아니라, 걷고 달리고 고꾸라져 넘어지고 숨을 고르고 다 시 일어서서 발을 내딛는. 그렇다면 이렇게나 무수한 동사로 이루어진 삶을 사는데 어째서 근육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던 것일까. 딸들에게 울퉁불퉁한 근육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너희는 가만히 명사로 살아가라는 얘기다. 나는 세상의 딸들이 몸을 쓰고 움직이며, 휘두르고 걷어차며, 내뻗고 달려가며, 삶의 희열을 느끼기 바란다. 한껏 최선을 다해 다양한 동사로 살아보기 바란다.”(본문 43쪽
2부에서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이고 무해한 감정이지만 일상 속에서 잃어버렸던 내 안의 작은 것들(슬픔, 서투름, 사소함을 들여다본다. 쉥크가 그린 어미 양의 〈비통함〉을 보며 자식을 잃은 어미의 슬픔에 함께 공명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슬픈 존재이며, 하지만 함께 기대면서 아픔을 나누다 보면 그렇게 또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고흐와 밀레의 〈첫걸음〉 속 아이의 첫 발자국을 바라보며 서투름이란 찬란한 보물의 가능성을 기다리는 시간이며,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