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에스콰이어』가 선정한 올해의 책
종말론적 사고의 진실을 탐구하는,
대개 흥미진진하고
종종 유머러스하며
결국에는 희망적인 이야기
곧 세상의 끝이 도래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기후 재앙, 핵전쟁, 팬데믹, 민주주의의 위기, 자본주의의 취약성 등 종말을 암시하는 징후가 널려 있다. 실제로 세계의 종말, 또는 최소한 인류 문명의 종말이 자신의 생애 중에 발생할 것이라고 믿는 미국인이 약 30퍼센트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이다. 물론 이런 사고방식이 인류 문명 자체만큼 오래되었으며, 재앙을 상상하는 일이 옛날부터 급속한 변화와 불확실성의 시대에 으레 나오는 반응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종말이 정말로 임박하고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할 것인가?
저자 마크 오코널은 곧 종말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에 깊이 빠져들었고, 그리하여 저마다의 방식으로 종말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스코틀랜드의 고지대, 사우스다코타주의 최첨단 벙커, 유토피아로 불리는 뉴질랜드,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등 세계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는 기후 변화가 가져올 재앙을 두려워하는 환경론자도 있고, 화성에서 새 삶을 꿈꾸는 억만장자도 있다. 또 과거 미국의 호시절을 갈망하는 우파 음모론자도 있다. 이 책에는 그 여정이 흥미진진하고 유머러스하게 기록되어 있다. 냉소적인 저널리스트이자 두 자녀를 가진 평범한 아빠인 오코널은 종말론과 종말론자들의 사고와 행동을 낱낱이 분석한다. 이로써 아이러니하게도 독자들에게 우리 자신의 삶과 인간으로서의 본성을 반추하게 될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지만, 진정으로 관심을 갖는 쪽은 현재다. 나는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조금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렇게 할 자격이 있다는 주장을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미래에 관심을 갖는 주된 이유는 그저 그것이 우리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