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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못 본 척 못 들은 척 모르는 척 (양장
저자 앙드레 풀랭
출판사 한울림어린이
출판일 2024-11-14
정가 17,000원
ISBN 979116393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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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할아버지는 고즈넉한 호숫가 마을에서 붉은여우, 늑대, 코요테, 사막여우와 함께 별일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오기 전까지는요. 호숫가 마을 주민들은 까맣게 몰랐지만, 그들은 마을의 모든 걸 바꾸고 싶어했습니다. 모조리 무너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죠.
마을에 쳐들어온 그들은 붉은여우부터 시작해서 늑대, 코요테 들을 차례차례 잡아갔습니다. 이유도 다양했습니다. 털 색깔이 너무 눈에 띄어서, 기름진 땅을 빼앗으려고, 그들이 믿는 신이 아닌 다른 신을 섬겨서…. 그리고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을 택했습니다. 할아버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못 본 척, 못 들은 척, 모르는 척했죠. 내심 신경이 쓰였지만, 괜히 나섰다가 그들의 눈 밖에 날까 봐 겁이 났거든요.
하지만 그들이 사막여우마저 잡아가고 난 뒤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할아버지의 재산을 넘본 그들이 할아버지를 잡으러 왔을 때, 이미 할아버지를 도울 수 있는 이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비극은 악하고 나쁜 사람들의 거센 외침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다.
-마틴 루터 킹

방관자가 곧 다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

《못 본 척 못 들은 척 모르는 척》은 억압과 불의, 폭력을 일삼는 ‘그들’과 차례차례 피해를 당하는 호숫가 마을 동물들, 그리고 이를 못 본 체하는 할아버지 개의 이야기를 통해 폭력이 어떻게 정당화되는지를 보여주며 방관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할아버지가 불의에 침묵하는 이유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할아버지 자신이라는 아이러니를 강조하지요. 침묵하는 방관자가 곧 다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서늘한 경고를 던집니다.
이 이야기는 나치 시절 독일의 목사이자 신학자인 마르틴 니묄러가 쓴 시 〈그들이 처음 왔을 때…〉가 바탕이 되었습니다. 나묄러가 나치 정권의 희생자들을 보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자신을 반성하며 쓴 시이지만, 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