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제1부 다시 삶의 세계에서
1장 공간
호스피스 속으로
삶과 죽음이 부드럽게 연결된
1인실이 항상 좋기만 할까
병원에서 결혼식을 열다
사진, 카페, 그리고 삶
정원으로 소풍 가는 환자들
호스피스에는 벽시계가 없다
계속되는 삶의 이야기
다채로운 공간이 늘어나기를
호스피스라는 다른 삶의 방식
2장 음식
어디까지 먹을 수 있는가
음식의 기억, 기억의 음식
잘 먹어야 낫는다는 오해
왜 수액과 영양제에 집착하는가
콧줄의 딜레마
선의는 때로 신중함을 요한다
못 먹는 자를 위한 환대
제2부 고통을 통하여
3장 말기 진단
선 긋기의 어려움
유랑하는 비암성 환자들
의료기술 진보의 역설
말기에 대한 법의 몽상
법 조항 너머의 현실을 보라
누가 감히 말기를 고지하는가
환자도 일상을 사는 존재
4장 증상
아픔이란 무엇인가
최우선의 일, 통증 완화
마약성 진통제를 쓴다는 것
몰려오는 의미의 폭풍
건강한 거리 두기
돌봄에도 다 계획이 있다
섬망에 관하여
완화적 진정과 윤리
고통을 보는 세 관점
고통에서 연대로
제3부 죽음을 다시 만들기
5장 돌봄
돌봄이 없는 일상은 없다
목욕, 돌봄의 정점
사람으로 대우하다
환자의 편안한 기분을 위하여
감각과 마음의 공간을 넓히다
호스피스 간호사의 일
그렇게 돌봄은 작아져간다
돈은 없고 돌만 가득한 외딴섬
나이 듦이 민폐가 되는 나라
무엇이 돌봄을 가능하게 하는가
6장 애도
어떤 삶의 마지막 풍경
환자의 몸을 따라간다는 것
돌보는 사람을 돌보는
왜 호스피스행은 그토록 어려울까
죽음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
무엇이 진정 좋은 죽음인가
삶과 죽음을 잇는 돌봄의 순환
호스피스, 죽음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
맺음말
후기
감사의 말
주
참고문헌
무의미한 연명의료와 급진적인 안락사 담론을 넘어
오늘날 죽음의 대안을 모색하다
“어떻게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보여준다.”
_최진영(소설가, 『구의 증명』 저자
죽음도 고통스럽지만, 죽음의 과정은 더 고통스럽다. 병원에서 겪는 죽음의 과정이 그리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큰 병원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위해 일상을 희생하는 것도 만만치 않지만,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지난하게 오가며 삶을 느릿하게 잠식해나가는 암울함을 견디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 “깔끔하게 죽고 싶다는 바람”(9쪽에 휩싸이곤 한다. 이른바 안락사 찬성 의견이 여론조사에서 80% 내외로 나타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그런 것밖에 없을까? 편리한, 그러기에 섣부를 위험이 있는 선택에 앞서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어쩌면 죽음에 대해서도 효율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두 저자는 오늘날 죽음의 모습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급한 대안이 아닌 좀더 느리고 섬세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고통을 덜어내는 동시에, 보호자에게도 병원 관계자에게도 온전하게 여겨지는 그런 죽음의 과정 말이다. 단순하고 이른바 깔끔한 수단은 그 후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저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호스피스’이다.
이 책은 호스피스를 중심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말기 돌봄과 죽음의 현실을 치열하게 성찰한다. 호스피스는 흔히 말기 암 환자가 생애 마지막을 보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인류학자 송병기와 호스피스 의사 김호성은 이런 단순한 인상을 넘어 호스피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제도와 시스템적인 특성은 무엇인지 등을 각자의 전문성에 바탕하여 꼼꼼하게 뜯어본다. 생생한 현장 경험과 에피소드는 물론,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