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그의 시대
― 현대 거시경제학의 토대를 놓은 경제학자이자 국제경제 체제를 수립한 전략가
― 세계가 제1차세계대전의 참혹에서 회복될 방법을 궁구하다
《평화의 경제적 결과》를 쓴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현대 거시경제학의 토대를 놓은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케임브리지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이튼칼리지와 케임브리지 킹스칼리지에서 공부한 전형적인 영국 엘리트였다. 학교 선생으로 살기보다 국가에 봉직하기를 원했던 케인스는 1914년 제1차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영국 재무성의 자문으로 위촉되었고, 1915년에는 정식으로 재무성 관료가 되었다. 1919년 1월 파리평화회의의 영국 재무성 대표단의 일원이 된 케인스는 그해 6월 대표단에서 사퇴한 뒤 《평화의 경제적 결과》를 비롯해 여러 저작을 출간했다. 《평화의 경제적 결과》를 논외로 하고 케인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책을 꼽는다면 1936년에 출간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이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한 유효수요 이론은 재건을 위한 경제학 이론이자 사회 안정을 위한 재정정책의 기반이 되어 오늘날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2차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달했던 1944년 6월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영국 대표단 수장으로 활약한 케인스는 국제부흥개발은행(현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을 창설, 오늘날 브레턴우즈 체제라 불리는 국제경제 체제를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이처럼 현대, 특히 제2차세계대전 직후의 체제를 만드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미친 케인스는 1919년 당시에도 파리평화회의의 영국 재무성 대표이자 재무 장관 대행으로서 다른 승전국 대표단과 협상을 벌이고 수상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책임을 맡았다. 1914년 7월부터 1918년 11월까지 지속된 제1차세계대전은 ‘모든 전쟁을 끝내는 전쟁’ 또는 ‘대전쟁’이라 불릴 만큼 유럽에 전례 없는 충격을 줬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