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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 행간에 놓인 사랑과 철학, 위대한 대화들
저자 엘즈비에타 에팅거
출판사 산지니
출판일 2024-12-09
정가 19,800원
ISBN 97911686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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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
서문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주(註
역자후기


위대한 철학가의 내밀한 삶을 그려내다

철학가들은 삶 속에서 어떠한 사랑을 나누었을까? 폴란드 태생의 유태인 저자 엘즈비에타 에팅거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유태인이었던 한나 아렌트의 삶에 주목하여 이러한 의문의 답을 풀고자 하였다. 스승이었던 마틴 하이데거와 연인관계였던 아렌트의 사상을 들여다보기에 앞서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사상 이전에 존재하였던 두 철학가의 사고 전개과정 속 실마리를 찾고자 한 것이다. 저자는 아렌트와 하이데거가 주고받은 서신 속 대화와 주위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두 철학가의 삶을 구체화하며 한 편의 서사를 구성한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하이데거보다 아렌트의 삶에 방점을 두었는데, 서술 과정에서 은연중에 아렌트를 향한 자신의 애정을 드러낸다. 1995년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발표되자 “공상적인 이야기”라는 평가와 함께 다양한 논쟁이 촉발되었다. 이때 이 책에 부정적으로 묘사된 하이데거의 모습을 두고 하이데거 측에서는 서둘러 두 철학자의 서신들을 전격 공개했다. 이후 둘의 관계를 토대로 구성된 다양한 서적물이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의 서신관계를 토대로 쓰인 최초의 책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스승과 제자로서의 첫 만남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첫사랑에 끝까지 충실했다.”

하이데거는 강의실에서 아렌트의 크고 검은 눈을 찾아냈고, 두 달여 동안 지켜본 후 자신의 연구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청했다. 이후 하이데거는 레인코트를 입고 얼굴 깊숙이 모자를 눌러쓴 채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네” 또는 “아니요”라고 답하던 아렌트의 이미지를 즐거운 마음으로 편지에서 회상하곤 했다. 그 만남 이후 정교하면서도 유려한 산문으로 이루어진 하이데거의 장문의 편지들이 이어졌다.
_본문 35-36쪽

1924년, 마부르크 대학에 입학한 열여덟 살의 아렌트와 서른다섯 살의 하이데거는 하이데거의 철학 수업에서 처음 만난다. 이미 엘프리데 페트리라는 여성과 결혼했던 하이데거였지만, 당시 유부남이라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