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_005
1. 설움 _010 시 : 「거미」 김수영, 노래 : 「모죽지랑가」 득오
2. 벌레 _015 시 : 「기유가」(중국 전통 악곡 , 노래 : 「벌레」 패닉
3. 의미 _021 시 : 「꽃」 김춘수, 노래 : 「한 사람」 양희은
4. 눈물 _025 시 :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이면우, 노래 : 「홀로 있는 사람들」 언니네 이발관
5. 거울 _031 시 : 「형님의 얼굴」 박지원, 노래 : 「세월이 가면」 박인희
6. 만남 _036 시 : 「필요한 것들」 심보선, 노래 : 「제비꽃」 조동진
7. 이름 _040 시 : 「민」 유희경, 노래 : 「너의 의미」 산울림
8. 밤 _048 시 : 「비 오는 가을밤」 최치원 , 노래 : 「Lonely night」 권진아
9. 말 _053 시 : 「경마장에서」 하종오, 노래 : 「야생마」 이문세
10. 시선 _060 시 : 「원효로4가」 이시영, 노래 : 「Song for my father」 호레이스 실버
11. 요절 _065 시 : 「꿈에 만난 벗」 허균, 노래 : 「친구」 김민기
12. 구운몽 _070 시 : 「어머니」 윤동주, 노래 : 「어머니와 고등어」 산울림
13. 빨래 _075 시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노래 : 「영원히」 신해철
14. 가방 _080 시 : 「양 떼를 지키는 사람」 알베르투 카에이루(혹은 페르난두 페소아
노래 : 「난 왜 가방에서 낙엽이 나올까」 가을방학
15. 운명 _086 시 : 「죽은 아내를 그리며」 박지원, 노래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김목경
16. 용산 _091 시 : 「서호 풍경」 김금원, 노래 :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17. 어둠 _096 시 : 「새벽빛」 황동규, 노래 : 「어둠」 방백
18. 학교 _101 시 : 「이 세상에 아이들이 없다면」 안도현, 노래 : 「교실 이데아」 서태지와 아이들
19. 소신 _109 시 : 「당신 생각」 김태형, 노래 : 「사람들은 모두 변
‘시와 노래’ 그 아름다운 틈과 사이를 따라 거닐기
작가 설흔이 일찍이 회사원이었던 시절, 버티기 힘든 피곤한 날에 설흔은 김기택의 시 「화석」을 떠올리곤 했다. “그는 언제나 그 책상 그 의자에 붙어 있다 / 등을 잔뜩 구부리고 얼굴을 책상에 박고 있다”가 떠오르면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노래 「사계」를 자연스레 읊조렸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로 끝나는 노래는 김기택의 시와 완벽한 쌍을 이룬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 책은 ‘시가’와 ‘책’ 빼면 시체(라 하면 서운하다. ‘야구’가 빠질 수 없다인 작가 ‘설흔’이 ‘설흔’한 책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작가의 일상에 찾아온 ‘시가’가 불러온 감정과 인물을 두서없이 적어나간 작가만의 기록이다. 작가의 영혼을 울린 26편의 시와 26편의 노래에 설흔만의 시선이 담긴 삶의 ‘슬픔’과 ‘기쁨’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시영의 시 〈원효로4가〉와 호레이스 실버의 곡 〈Song for my father〉 끝에 원효대사와 설총 부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와 노래의 엉뚱한 조합도 신선하지만, 그에 호출되어 풀어져 나오는 설흔 스타일의 이야기보따리가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보이지 않는 ‘시와 노래’의 행간으로 가득찬 이야기
책의 제목이 ‘시노애락’이고, ‘시와 노래로 삶의 슬픔과 기쁨을 읽다’라는 부제로 미루어 ‘시와 노래’가 책의 중심일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울 것이다. 허나 그것은 “인물이나 공간을 비틀어 낯설게 보는 데 관심”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작가를 너무 평이하게 예상한 것이 아닐까. 이 책에는 ‘시’와 ‘노래’의 제목만 등장할 뿐, 정작 시와 노래는 찾아볼 수 없다. ‘시와 노래’보다는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삶의 ‘슬픔과 기쁨’에 대한 이야기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해 작가는 책이 시작하는 첫 페이지에서 이와 같이 언급한다. “처음엔 시와 노래에서 내가 좋아한 시구와 가사를 인용하고 감정과 인물들의 기록을 적었다. 교정을 보면서 시구와 가사를 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