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있는 음악, 진정성 있는 사과, 진정성 있는 광고…
진정성만이 살아남는 세상
가히 진정성 과잉의 시대라 할 만하다. 우리는 모든 것에 진정성을 따진다.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는 우리가 통상 내거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진정성은 “진정한 자아와는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밀어내거나 끌어당기는 외부의 힘에 맞서는 개념”으로 쓰이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기준이 되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진정성 있는’ 혹은 ‘진정성 없는’이라는 표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진정성 있고 없는 것을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진정성 있는’ 것을 옳다 여기고, ‘진정성 없는’ 것을 그르다 여길까? 한발 더 나아가, 진정성 없음을 투명하게 시인하는 태도마저 진정성 있다고 여기는 것은 왜일까?
진정성 없는 사과는 안하느니만 못하고 진정성이 담긴 가사는 큰 감동을 준다. 자전 소설로 분류되는 작품들은 작가의 지난 생애와 낱낱이 비교된다. 예능은 계속해서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좇는다. 이렇듯 모두가 서로의 진정성을 감시하는 세상에서는 나의 자아와 창작물 모두 진정성 있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진짜’를 향한 집착이 과도해지며 진정성은 우리를 옥죄는 덫이자 거역할 수 없는 교리가 되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진정성만이 전부는 아니다.
‘진정성 있는 진정성’을 원하는 사람들,
만들어진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바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가진 태도 즉, 진정성에 가닿아야 한다는 생각에 의문을 가지라는 것이다. 우리는 늘 진실이 지금 현재 이곳이 아니라 미래에, 다른 시공간에 있다고 여긴다. 지금의 내가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은 현실을 공허하게 만든다. 실재가 ‘허상’이 되고, ‘허상’이 실재가 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허상’은 ‘허상’이기에 우리는 늘 무언가를 갈망한다. 무엇을 갈망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이러한 상황에서 ‘진정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