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로
쥐뿔도 모르면서 흉내 내고 있다 10 | 봄이 절로 오네요 12 | 거침없이 내어 주는 손길입니다 14 | 다음에는 꼭 불러줄래요 16 | 장대비는 내리고 18
김양화
거미의 말 22 | 겨울나무 23 | 틈 24 | 꽃이불 25 | 저녁놀 26
민금순
봄 천사의 날개 30 | 나무처럼 32 | 지구가 아프대 33 | 여름 초대장 34 | 쿵쿵 발걸음 36
양회성
칭찬을 먹고 크는 아이 40 | 물맞댐 하기 41 | 초콜릿 42 | 넓은 품으로 44 | 겨울 속의 호주머니 46
윤삼현
겸손 50 | 돌담 쌓기 51 | 수평선 한 개 52 | 시간의 바람 54 | 알다가도 몰라 56
이성룡
길을 걷다가 호랑이를 만나면 60 | 할아버지의 모자 62 | 꽃을 가꾸는 마음 64 | 혼자 노는 강아지 66 | 주인 잃은 자전거 68
이옥근
뜨거운 우리 마을 72 | 가짜 뉴스 74 | 새들의 궁금증 76 | 여름 마당에서 77 | 불씨 78
이정석
기울어진 허리 82 | 기울어진 그림자 83 | 기울어진 달 84 | 기울어진 마음 86 | 기울어진 돌부처 88
조기호
가보고 싶은 길 92 | 춤추는 발 94 | 비밀번호 95 | 그네 생각 96 | 크으크으 98
고윤자
코 102 | 청개구리 103 | 바다에도 미화원을 104 | 꽃은 105 | 로봇의 약점 107
고정선
왼손은 모르는 일 110 | 산에 다녀온 날 112 | 이런 날 없나요 114 | 인터넷 길에도 신호등을 달아요 116 | 설문지 돌리나 마나 117
2024년 별밭 서른여덟 번째 이야기
초록달팽이 동시집 시리즈 열다섯 번째 권입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별밭 동인들이 펴내는 서른여덟 번째 동시집으로, 열한 명의 시인이 쓴 55편의 동시가 실려있습니다. 오랜 시력을 지닌 시인들답게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아름답고 따뜻한 동심의 세계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림 작업은 탁월한 심리묘사와 활달한 상상력으로 늘 유쾌하고 즐거움을 주는 김순영 작가가 맡아주었습니다.
◎ 서평
열한 명의 시인이 참여한 동시집인 만큼 소재와 내용이 무척 다양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노래한 작품부터 지구의 환경문제를 다룬 작품, 층간 소음 문제를 다룬 작품, 주변 사물을 통해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품, 기발한 발상으로 즐거움을 주는 작품, 가족의 사랑을 담아낸 작품, 부조리한 사회현실을 비판한 작품까지 읽을거리가 풍부합니다.
움직일 수 없어
꼼짝 안 하는 게
아닐 거야.
꽃은
벌, 나비가
못 찾을까 봐
꼼짝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걸 거야.
꽃은
- 「꽃은」 전문
이 동시는 꽃을 노래한 것으로 발상과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2연의 “벌, 나비가/못 찾을까 봐/꼼짝 않고 그 자리에/있는 걸 거야.”에서 보는 것처럼, 이 시에서 화자는 꽃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벌과 나비가 못 찾을까 싶어서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꽃을 소재로 한 작품 대부분이 생김새나 향기 등 주로 외적인 특징에 주목했다면, 이 작품의 경우는 나눔과 배려와 같은 정신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는 평소 시인의 철학 및 가치관 작품에 투영된 것으로,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동네 머슴으로
지나가는 동냥치로
빈 지게꾼으로
돌부처님들이 기울어져 있다
한결같이
큰길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바람결에 들려오는
세상 사람들의 서러운 이야기
응어리진 속엣말을 들으려고······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 「기울어진 돌부처」 부분
이 동시는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