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안 되는
도와주기 대장 정다운이 떴다!
도와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도움만큼 필요한 ‘존중’을 알려 주는 이야기
다운이는 친구들을 돕는 걸 좋아합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은 그런 다운이에게 ‘도와주기 대장’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지요. 친구들 칭찬에 다운이 어깨가 으쓱 올라갑니다. 다운이는 속으로 다짐합니다. ‘도와주기 대장’답게 앞으로 친구들을 더 열심히 도와주기로요. 그런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다운이가 도와주면 고마워하던 친구들이 이제 화를 냅니다. 도대체 왜 친구들이 다운이 도움을 싫어하는 걸까요?
《도와주기 대장 정다운》은 ‘진짜’ 도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어린이들은 ‘남을 돕는 것은 착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친구를 도와주고 칭찬을 받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다운이도 친구들을 도우며 뿌듯해합니다. 미술 시간에는 진수 종이를 낚아채서 대신 접어 주고, 수업 시간에는 어정이 대신 “어정이 오줌 마렵대요!”라고 말하지요. 사실 진수는 스스로 종이를 접고 싶었고, 어정이는 오줌 마려운 것을 알리기 창피했는데 말이에요. 그러니 친구들이 화를 낼 수밖에요.
김민정 작가는 칭찬을 받고 우쭐해진 어린이의 모습을 다운이 이야기에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담아냅니다. 보람찬 일을 했다는 뿌듯함에, 더 많이 칭찬받고 싶은 욕심에 친구들이 원치 않는 도움을 마구마구 베푸는 모습까지 말이지요. 한호진 작가의 통통 튀는 그림도 1학년 교실 풍경과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내는 데 한몫합니다. 덕분에 어린이 독자가 다운이, 진수, 어정이에게 공감하며 ‘진짜’ 도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지요.
다운이 입장에서는 ‘착한 일’을 했는데 칭찬 대신 친구들의 비난과 선생님의 잔소리를 들으니 속상했겠지요. 하지만 남을 도울 때는 내가 아니라 도움받는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친구가 원하지 않는 도움은 도움이 아니지요. 그렇다고 친구를 도와주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닙니다. 다만, 어떻게 도와주느냐가 중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