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 책의 의도
1장 시작하면서
2장 스프레드시트 기업으로의 변신
3장 상인과 테크노크라트
4장 투기 테크노크라시
5장 투기 자본주의, 첫 번째 접근
6장 신자유주의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
7장 거울 속의 나르시시스트
8장 고장난 투기
9장 엘리트의 리플레이와 승리
10장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
11장 투기의 새로운 영역 확장
12장 사면서 생산하기
13장 일하는 나르시시스트
14장 쓸데없는 빚 걱정
15장 SF의 선용
16장 미래의 독점
에필로그
증보판을 내면서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미래의 번영에 대한 약속과
무한 성장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어떻게 유지되는가
투기라는 단어를 흔히 쓰이는 부정적인 의미로, 즉 단순히 미래에 대한 위험하고 탐욕스러운 내기로 받아들이면 현대 경제의 역학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피에르이브 고메즈가 보기에 투기의 확장은 단순히 탐욕의 폭발로 나타난 병리 현상이 아니다. 투기는 경제적 가치 창출을 합리화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이 책은 투기가 “현재의 부채를 청산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미래의 변화”에 대한 믿음이며 따라서 금융 자본주의의 부차적인 면이 아니라 바로 그 원동력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실제로 금융화의 움직임은 수백만 저축자, 퇴직자, 소시민들의 연금 수준을 보호한다는 사회적 필요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주식시장과 기업 내 생산과 노동이 동기화되면서 투기 자본주의 정신이 경제와 사회 전반으로 퍼졌다는 것이 고메즈의 설명이다. 이 자본주의는 투자가 미래를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끝없는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 속삭이며 우리 사회가 성과를 정의하고 진보를 인식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투기의 논리란 미래의 경제 상황이 현재와 너무 달라서 사물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바뀌리라 기대하는 것이다. 미래의 경제가 그런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짊어진 부채를 흡수할 것이다. 여기서 ‘흡수’란 부채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현실에서 무시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투기의 모든 메커니즘은 이 흡수 운동 안에 있다. 예상되는 가치가 높을수록 처음에 졌던 부채가 더 많이 줄어든다. 물론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려면 희망이 충분히 공유되어야 그럴듯해진다.” -본문에서
대출금으로 건물을 지은 뒤, 임대 수익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게 될’ 건물의 미래 가치가 부채 상환을 약속한다. 부채가 미래에 흡수되는 사례로 저자가 제시하는 이 상황은 우리에게도 전혀 낯설지 않다. 즉 투기 자본주의는 현재와는 질적으로 다를 미래의 번영에 대한 약속 때문에 부채를 기꺼이 감수하고 그것에 눈감게 한다. “미래는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