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달 도령 꽃도령 7
광통교 연가 13
책 속에 더는 숨지 않으리 22
‘사가지’의 정체 29
솔직하신 세자 저하 37
오늘의 책비 42
세책방 라만사 52
책비 궁녀를 모집하노라 63
공주마마를 울린 죄 74
비바람 속의 결심 86
그럴지라도 진인사대천명 96
떨 거 없다 104
애련정의 늦여름 밤 120
이름의 주인 135
수방에서 들은 얘기 147
그분이 손수 몸을 날린 까닭 160
산 자의 도리 170
중대한 증언 187
피바람 자욱한 207
탕약을 왜 들지 못하시오! 217
다시 광통교 연가, 달빛 따라 임 오시니 229
봄날, 그 아름다운 날 240
작가의 말 245
당차고 똑똑한 인기 책비, 앵도
자타공인 조선 최고의 애서가, 이율
두 사람이 써 내려간 아름다운 《광통교 연가》
작품 속에서 당시 인기 소설로 등장하는 《광통교 연가》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던 이 도령이 설화 낭자를 만나 사랑에 빠져 백년가약을 맺게 된다는 내용의 염정 소설이다. 염정 소설은 남녀 간의 사랑을 주제로 하는 오늘날의 연애 소설을 뜻하는데, 두 사람이 광통교에서 처음 만난 순간 앵도의 손에 이 책이 들려 있었다. 세자 율은 이 도령처럼 염정이라는 감정에 빠지지 않으려 애써 마음을 닫았지만 앵도의 당당한 모습에 왠지 모르게 이끌리고, 함께 우여곡절을 겪으며 마침내 두 사람의 새로운 《광통교 연가》를 완성한다.
두 사람은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앵도는 본래도 수놓기, 바느질보다 규방에서 책 읽기를 즐겨 했고, 율 역시 세상에 읽지 않는 책이 없을 정도의 애서가였다. 하지만 역모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휩쓸린 두 사람은 3년 후, 운명처럼 만나게 되고, 몇 번의 우연한 만남은 다시 둘의 삶을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이끈다.
남존여비의 한계를 벗어난 당찬 소녀, 오앵도
작가는 위기를 겪으면서도 당당하게 맞서고, 마침내 삶의 목표와 사랑, 두 가지를 모두 이뤄낸 당찬 여성 캐릭터를 그린다. 조선 시대는 신분의 구분이 엄격하고 남존여비 사상이 확고해 여성이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런 시대적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흔들림 없이 행동하는 앵도의 모습은 현대의 여성상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집안이 역적으로 몰리면서 앵도는 비구니와 책비라는 갈림길에서 책비를 선택한다. 자칫 역적의 딸이라는 정체가 발각되면 죽임을 당할 수 있기에 자신의 안위를 생각했다면 절에서 숨죽이고 지내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하지만 본래의 이름을 버리고 책비가 되기로 마음먹은 앵도는 책비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않는다. 비록 미천한 신분일지언정 책을 외워 줄줄 읽을 정도로 내용을 꿰고, 어려운 책도 쉽고 재미있게 읽으며 청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