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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저녁 꽃을 아침에 줍다
저자 홍순관
출판사 풍월당
출판일 2024-10-09
정가 59,000원
ISBN 979118934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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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여는 글

글씨를 본다는 것은 6
노랫말과 한글서예 가장 먼 거리 10
가장 먼 거리 12

작품 16
노랫길 서옛길 106
홍순관이 걸어온 한글서예의 길
루쉰이 아침 꽃을 저녁에 줍는 것처럼 신중한 기다림을 말했다면 작가는 더 나아가 소외된 이웃과 외면당하는 사회를 살리려는 뜻을 담았다. 『먹만 남다』에서 그 뜻을 전했다면, 도록과 전시에서는 그 뜻을 실천에 옮겼다. 그런 그의 한글서예를 도록과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씨를 본다는 것은, 마음을 보는 일이다. 글 쓰는 사람이 마음으로 글씨를 쓴 까닭이다. 그리하여 글씨를 보는 사람도 존재 전체를 동원하여 보고 느껴야 한다. 글씨가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누가 어떤 글씨를, 도대체 왜 쓰는지 살펴보고 알아보고 난 다음에야 어렴풋이 글씨는 보이기 시작한다.
‘매일 살면서 오고 가는 우리말을 쓰는 것’이 한글서예다. 바로 세종이 ‘정음-옳은 소리-’을 만든 이유다. 제 글자를 가지지 못하여 매일 쓰는 말을 단 한 번 종이에 옮겨보지도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만든 글자다. 그렇게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죽을힘을 다해 세종은 소리글자를 선물한다. 글씨를 본다는 것은, 바로 그 소리를 보는 일이다.
사람도 저마다 조금씩 다른 높낮이와 길이와 셈여림과 독특한 말투가 있다. 그렇게 주고받는 말을 종이에 옮기는 것이 바로 한글서예다. 자연, 글씨도 말투만큼 다르다. 달라야 제 맛이다. 그것이 자연스럽다. 말은 몸에 밴 생각을 꺼내 놓는 일이기에 그것이 곧, 서예로 쓰는 문장이 되어야 한다. 한국 사람인 우리는 한글을 쓸 때 가장 자연스러운 글씨를 쓸 수 있다.

사람이 산 것 전체가 글씨가 된다. 그것이 우리가 쓰는 서예다.

세상을 향했던 관심과 사랑이 여기 글씨로 모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재주가 많았습니다. 음악과 미술과 문학 등에서 두루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개별 장르 안에서도 창작과 연주와 행위에 심지어 연출까지 망라하는 솜씨를 발휘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좋은 뜻으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옛 말에 한 가지 재주가 있으면 밥을 먹고 살지만, 열 가지 재주가 있는 사람은 빌어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