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tion 1. From the bottom of my heart
[Feature] 햇볕 잘드는 칭찬_작가 이충걸
[Interview] 응원이라는 유니버스_서은아 메타 동북아 총괄디렉터 서은아
[Feature] 뜨거운 찬사_콜럼비아버나드칼리지 교수 리사손
[Essay] 뉴욕의 후플푸프 학생 1처럼_법조인 유승진
[Interview] 손해보고 눈치봐도 괜찮아_강산농원 대표 송새롬
Section 2. Inbetween Human & AI
[Interview] 양육자라는 경험, 구글에선 스펙이 될까_정수진 Google AI Lead
[Interview] 대체불가한 당신_손재권 더밀크 대표
[Feature] A Journalist Wonders if A.I. Took Over Her Job_Mrinalini Nayak_Journalist
[Essay] 종이에 편지를 써야 할 때_박찬휘 자동차 디자이너
[Interview] Becoming Beauty Mark_Suzy Taekyung Kim_Artist
Section 3. For the next generation
[Interview] 나누는 사람_조미진 유니세프 조미진 사무총장
[Interview] Empowering Women in Indonesia_Diah Warih Anjari_Diwa Foundation Founder
[Interview] 정책을 힙하게 만드는 사람_이지현 서울시 비전전략수석
[Essay] 나의 법조 인생 이야기_이지은 리버티 대표변호사
[Interview] 마천루 사이에 피어난 파란 장미_김재현 이노비 뉴욕 사무총장
[Essay] Grace and Twirl: 나의 피겨 스케이팅 오디세이_Allison Kim
Section 4. Life goes on
[Essay] 그건 제 잘못이 아니랍니다_정문정 작가
[Feature] 1948년 4월 3일. 종달리에 살던 소녀는_해녀의 부엌
[Photo Essay] 우리집에는 불안이 산다_김은경 작
“책은 읽기 싫지만, 내 책은 쓰고 싶어” 이 시대의 욕망을 출판 산업에서 발견합니다. 읽고 배워야 할 것이 쏟아지는 가운데 인간 고유의 영역마저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중입니다. 예측불가능한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확실한 무언가를 향한 갈증은 더욱 짙어져 갑니다. 올 초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전시회에 참여하면서 받았던 “종이잡지 포포포가 왜 CES에?”라는 질문은 기사 헤드라인으로 발행되었습니다. AI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생존의 고비에서 끝내 종이책을 고수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명료합니다. 간단하게 공유할 수 있는 웹 링크가 아닌 종이라는 물성으로 묶어내는 작업. 풍요로 포장된 빈곤이 증식하는 시대에 손에 잡히는 실체를 선보입니다.
버스를 탈 때 지불하던 토큰이 지금은 암호화폐이자 의미를 가진 최소 단위의 단어로 통용됩니다. 모든 것이 숫자와 데이터로 산출되는 시대에 보이지 않는 잠재력을 찾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인공지능은 절대 하지 않을 어리석은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죽음을 감수하고서라도 신념을 지키는 비합리성, 손 때 묻은 오래된 책을 수선해 물려주는 비효율성. 사랑, 배신, 절망, 고통. 이성보다 앞서는 찬란한 감정. 비언어적인 메시지에 담긴 문맥을 체득하는 성장통의 시간은 인간의 자아를 성숙시킵니다. 이 모든 휴머니티는 인공지능이 우주의 역사와 지식을 마스터한다 해도 습득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런 면에서 인간은 책과 닮았습니다. 손 끝으로 종이를 넘기고 시간의 냄새가 스며드는 동안 고유한 당신이 만들어지니까요.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비범한 순간을 발굴하고, 내면에 숨겨진 힘과 가능성을 일깨우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포포포를 만들어 왔습니다. 상상으로만 그리던 독자님을 직접 만날 때면, “엄마가 되어도 내 인생은 망하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아왔습니다. 정답 대신 살아있는 레퍼런스를 전합니다. 한 개인의 소멸이 아닌 멀티 유니버스로의 확장. 성장판은 닫혔어도 우리는 아이와 함께 또 아이로 인해 자라는 중이니까요.
201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