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탐험하는 새로운 방법”
“훌륭한 삽화, 탄탄한 연구, 매력적인 글”
기생충을 알아야 할까?
기생충은 긍정적인 단어로 묘사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흡혈귀, 무임승차자, 약탈자, 아첨꾼, 식충이 등 최악의 집단으로 여겨진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처음에 아이를 가르치고, 가사를 도맡고, 운전해주며 부유한 가족을 돕는다. 결국 숙주인 부유한 가족이 주인공들의 도움에 의존하게 되고, 그 후 이들의 관계가 독으로 작용하게 되는 이 영화의 제목이 ‘기생충’이다. 이렇듯 숙주에게 해만 되는 듯해 보이는 기생충을 왜 알아야 할까?
모든 동물 종은 기생생물 아니면 숙주로 알려져 있다. 기생(寄生은 숙주의 희생을 전제로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들의 관계는 공생(共生 혹은 상생(相生인 경우가 많다. 숙주 - 기생충 관계에서 중요한 요점은 숙주와 기생충이 운명 공동체라는 사실이다. 숙주가 죽으면 대개 기생충도 죽는다. 따라서 기생충은 어떻게든 숙주를 살려 놓아야만 한다. 기생충이 숙주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경우는 드물다. 기생충에게 희생당하는 자원도 두 생물 간의 협력 관계로 얻는 이익과 비교하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기생충은 환경 조건이 변화하는 혼란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 숙주가 적응하도록 돕는다. 숙주의 면역계를 자극해 낯선 미생물을 물리치거나, 숙주가 섭취한 낯선 먹이가 에너지로 전환되도록 돕는 등 숙주의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지구상 모든 자연 생태계에서, 생물 군집이 더불어 사는 방법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로 기생충을 꼽는 건 이 때문이다.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는 눈에 보이는 생물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기생충 종들 역시 빠르게 멸종시키고 있다. 오늘날 수많은 기생충 종들이 채 식별되기도 전에 사라지고 있는데, 저자들은 이것을 “책 제목과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도서관에 불이 난 것과 같다”고 표현한다. 수많은 기생충이 사라지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