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_ 먹으로 쓴 거짓말이 피로 쓴 사실을 감출 수는 없다
서문_ 모든 필화는 국가폭력이다
제1부 미군정 3년의 필화
미군정 3년 개관
조선정판사 위폐사건과 『해방일보』 등 좌익지 탄압
만담가 신불출의 설화
첫 필화시를 남긴 사형수 유진오
임화의 비극
친일파 청산의 첫 좌절
제2부 이승만 집권 초기
이승만 집권 초기
이승만의 정치 이데올로기와 문화정책
단정수립 직후의 주요 판금 시집
여순항쟁과 가수 남인수의 <여수 야화>
중도파 지식인 오기영의 좌절
조직 활동 문학인들의 검거
김태준과 박치우 두 지식인의 비극
검열제도의 강화와 국민보도연맹
전쟁과 이승만 정권, 그리고 자유언론투쟁
고관 부인, 작가 김광주를 린치하다
혀와 붓을 대포로 만든 김창숙 옹
제3부 이승만 집권 후기
가수 계수남과 시인 노천명
간첩으로 몰린 시인 한하운
『자유부인』과 간통 쌍벌죄
연옥의 한 가운데 떨어진 지식인 군상
‘학도를 도구로 이용말라’
조봉암, 냉전체제와 진보정치의 역학구도
강산도 눈물겨운 독재체제
류근일 필화
기독교가 일으킨 필화들
광야에서 생각하는 백성 외친 선지자 함석헌
‘여적’ 사건과 한국 사법부의 풍향계
‘하와이 근성 시비’와 지역감정 문제
격랑의 한국 현대사를 비추는 빛
필화란 황혼이 되어서야 나래를 펼치는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아니라, 가장 먼저 회를 치며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려주는 갈리아의 수탉처럼 잠든 개벽을 깨우고자 울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인류 역사가 만약 필화의 충고를 그대로 따랐다면 아마 오늘 이 시대에는 평화와 풍요가 만연했을 것이다. 권력의 심판대에 섰던 피고인, 필화 수난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복권되어 선각자로 평가받을수록 그 사회는 선진화되고, 그게 늦어질수록 그 나라는 낙후할 수밖에 없다.
한국 현대사야말로 20세기 후반 세계 지성사에서 가장 필화가 많았던 격랑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희생자들을 복권시키기는커녕 도리어 점점 더 악마화 시키는 시대 역행 현상도 일어나고 있는 게 오늘의 한국이다. 이런 관점에서 말한다면 한국 현대사의 당면 과제란 이 필화사를 원상복귀 시키는 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모든 필화는 국가폭력이다
저자는 이 책의 「책 머리에」와 「서문」에서 “모든 필화는 국가폭력이다”라고 주장하며, 그 논증을 위하여 고대 그리스의 국가통치를 위한 필화부터 나치의 ‘도서대학살(Libricide’까지 소개하면서 그 어떤 명분이나 변명으로도 ‘국가폭력’으로서의 야만적인 일체의 필화를 비판했다. 이런 관점으로 8·15 이후 한국 현대 필화사를 보노라면 ‘국가폭력’이 단순한 분단 한국의 한 통치자에 의해서만 자행된 것이 아니라, 20세기 후반기 선진 제국주의의 직간접적 역학작용의 결과였다. 그런 관점을 일깨워 준 것은 루쉰의 명언인 “먹으로 쓴 거짓말이 피로 쓴 사실을 감출 수 없다.”라는 교훈이었다.
글 한 편 한 편이 독립적인 사건을 다루면서도 일관된 역사적인 연결고리로 연계되어 있기에 연작소설을 읽는 흥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필화의 피해자가 겪었던 고난과는 대조적으로 그 탄압세력들이 얼마나 비이성적이며 반역사적이고 비민주적이었던가도 대비시켰다.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8·15 이후 집권 세력의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