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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초조한 도시, 두 번째
저자 이영준
출판사 워크룸프레스
출판일 2024-12-21
정가 25,000원
ISBN 9791194232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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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판 서문
초판 서문

1장 기호의 제국
사물이라는 기호
아인스월드라는 세계
글씨의 제국
삭막미
X의 세계

2장 밀도와 고도
밀도의 사물들
도시 경관이 된 북한산
롯데타워 지우기
벚꽃의 추억
살풍경
시간의 도시
해양도시의 아이러니

3장 콘크리트에도 격이 있다
콘크리트, 신전이 되다
크리트, 자연이 되다
콘크리트, 전쟁이 되다
콘크리트, 빛이 되다

에필로그
『초조한 도시, 두 번째』는 기계비평가 이영준이 개발과 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을 반복하며 재난에 맞먹는 규모와 속도로 변하는 도시와 그 주변 모습을 13년의 시차를 두고 담아낸 스냅숏이다. 나날이 커지고 나날이 높아지는, 모든 것이 아파트로 귀결되는 도시의 밀도가 가하는 압력에 맞서 도시를 살아갈 만한 곳으로 바꾸기 위해 저자가 선택한 기록의 방식이자 결과물이다.

초조한 도시를 괄호에 넣다

한국의 도시는 상상을 뛰어넘는 충격의 장소다. 오늘 멀쩡하던 건물이 내일이면 철거되고, 내일 세워졌던 건물은 몇 달 후면 바로 옆에 세워진 더 높은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도시의 밀도는 더 이상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얼마나 많이 바뀌냐가 아닌, 얼마나 빨리 바뀌는지가 문제인 것이다. 도시의 빠른 유속은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초조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매일 괴로워하며 도시를 살아가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도시의 초조함을 소화하며 살아간다. 자기가 보기 싫고 듣기 싫은 것은 괄호에 넣어버린다. 저자에게는 카메라가 바로 도시의 초조함을 괄호 안에 넣는 방식이다. 즉, 그의 목적은 도시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이 아니고, 도시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기록하려는 것도 아닌, 도시를 살아내기 위함이다.

일단 카메라에 담긴 도시는 무해한 것으로 바뀐다. 현실에서 압력을 가했던 도시의 밀도는 안전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읽어낼 수 있는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 도시를 읽어내기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책이나 영화 같은 일반적인 ‘읽기’의 대상과 달리 도시에는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 출간된 전작 『초조한 도시』와 비교할 때, 이번에 출간된 후속판은 도시를 읽어내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저자가 말하는 밀도와 고도, 무엇보다 속도가 즉각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같은 자리에서 시간 간격을 두고 찍은 몇몇 사진들은 저자가 한국의 도시 경관을 한마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