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바다에서 사라지는 얼음
미국 알래스카 산맥의 데날리 산이 예전 같지 않다. 빙하가 갈라지거나 녹아내리고 있다. 눈 역시 줄어들었으며 젖은 눈이 몰아칠 때도 있다. 심지어 베이스캠프에서는 모기가 날아다닌다. 이들 현상의 원인은 물론 기온 상승이다. 알래스카가 따뜻해지면서 그곳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 얼음이 녹으면 강이 불어나 수해가 발생하고 산자락이 무너져 땅이 흔들리거나 쓰나미가 일어난다. 해마다 50여 개의 빙하가 알래스카에서 사라지고 있으며 경이로운 얼음 강이 있던 곳에는 황량한 자갈땅만 남아 있다. 미국 몬태나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얼음과 눈은 야생동물에게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생태계를 지탱한다. 이처럼 소중한 얼음과 눈도 사라지고 있다.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빙하는 몇십 년 안에 소멸될 것으로 보이며 설원의 규모는 계속 작아지고 있다. 빙하는 인간에게도 중요하다. 전 세계 수억 명이 물과 농업을 얼음에 의존한다. 이들이 빙하를 잃으면 대부분 난민이 될 것이다.
미국의 최북단 지점으로 북극과 가까운 우트키아비크 역시 기온 상승 때문에 바다의 얼음이 줄어들고 있다. 얼음과 더불어 살아온 원주민 이누이트에게 해빙의 상실은 삶의 상실이나 다름없다. 또한 해빙이 사라져 개수면이 넓어진 상황에서 폭풍이 몰아치면 커다란 파도가 마을을 덮치기도 한다. 한편 육지의 영구동토가 기온보다 훨씬 빨리 따뜻해지고 있다. 영구동토가 녹으면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뿜어져 나온다. 바다 밑의 영구동토도 마찬가지다. 바다 온도가 계속해서 올라가면 얼어붙은 다량의 메탄이 대기로 빠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로 인한 온난화의 악화는 재앙 수준이다. 북극에서 벌어지는 일은 북극에 머무르지 않는다. 북극의 온난화로 기류와 해류가 변하면 북반구 중위도 지역은 기상이변을 피할 수 없다.
생명을 위협하는 바다
온실가스가 가둬 놓은 열의 90%를 바다가 흡수한다. 알래스카 바다 역시 수온이 날로 올라가고 있다. 이에 따라 바닷새와 물개의 수가 급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