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이상한 사람을 만나도 절대로 모른 척해야 한다”
강풀의 스산하고 밀도 높은 미스터리 공포물
어둡고 외진 골목 끝에 위치한 조명 가게. 불이 꺼지지 않는 그곳에 언제부턴가 매일 밤 낯선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계속 가게 주위를 서성이지만, 결국은 아무 말 없이 돌아선다. 하지만 무언가를 아는 듯한 조명 가게의 주인은 그저 묵묵히 전구를 닦으며 가게를 찾아온 소녀에게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다. “낯선 사람들을 조심해라. 만나게 되더라도 절대로 모른 척해야 한다.”
귀에서 흙이 나오는 남자, 손톱이 안쪽에 나 있는 여자, 몸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남자…. 우리와는 어딘가 다른 그들을 골목, 엘리베이터와 같은 일상적 공간에서 마주하는 장면이 밀도 높은 공포로 독자를 밀어 넣으면서, 이들의 사연이 미스터리하게 얽혀간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시공간에 모이는 순간 우리를 숨 막히게 했던 의문이 풀리고 탄성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강풀의 공포는 다른 공포와 다르다!
강풀 작품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건이 아닌 사람이 있다. 『조명가게』를 이끌어나가는 힘 역시 그렇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호러로 읽겠지만 깊숙이 들어가면 감정적인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섬뜩함과 긴장감을 유지하며 내달리는 내러티브의 감정선이 전복되는 순간, 강풀 작가 특유의 세계관, 가치관이 살아나며 이야기가 주는 쾌감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특별히 권마다 동영상으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쇼츠가 일부 연결되어 있어 책으로 즐길 수 있는 재미 이상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큐알 코드로 접속하면 웹툰 모션그래픽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