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진짜 해적이에요?”
“그렇다니까!”
거친 항해를 마치고 아빠가 퇴근했다.
어느 날 퇴근해서 돌아온 아빠가 엉뚱한 말을 한다. “오늘은 폭풍이 굉장한 날이었다.” 어, 이상하다. 사무실에 어떻게 폭풍이 치지? 더 이상한 건 아빠한테 바다 냄새가 나는 거다. 생선을 사 온 것도 아닌데 왜 아빠한테는 바다 냄새가 날까?
아빠가 나에게 알려 준 냄새의 비밀은 이렇다. “사실, 아빠는 해적이야.” 더 놀라운 건 아빠가 선장이란다. ‘다섯 물고기 대가리’로 불리는 부하들, 그러니까 선원들과 함께 바다를 누비는 아빠는 해적선에서 소와 낙타도 기르고(그것도 유기농으로, 돈도 벌고, 다른 해적들과 싸움도 하고, 가끔 바다 괴물을 만나 영어로 이야기도 한단다. 아빠 말로는, 엄마도 공주 출신 해적이며 옆집 게오르크네에 아빠가 숨겨 놓은 보물 상자가 있단다.
그런데 정말이냐고? 자전거로 나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는 아빠가, 자전거밖에 없는 아빠가 어떻게 해적일 수 있냐고? 더구나 생선도 못 먹는 아빠가 어떻게……?.
그런데 아빠 눈을 들여다보면 파도가 일렁이고 아빠한테는 바다 냄새가 난다.
정말이다, 우리 아빠는 해적이다!
우리 아빠는 생계형 해적이다
<아빠랑 나랑 비밀 하나>는 아빠가 아들을 위해 만들어 내는 해적 판타지가 외려 아빠의 고단한 일상을 위로하는 그림책이다.
아이에게, 특히 아들에게 세상 모든 아빠는 좋은 친구이자 든든한 길잡이다. <아빠랑 나랑 비밀 하나>의 아빠 역시 그렇다. 퇴근 후에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비밀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이며, 해적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이를 상상의 세계로 이끄는 길잡이다. 또 스스로 해적 선장이 되어 아들을 우쭐하게 만드는 멋진 아빠다.
그런데 아빠는 애꾸눈에 목발을 짚고 약탈과 싸움을 일삼는 카리스마 넘치는 해적 선장이 아니라,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