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외삼촌 해적 만들기≫는 심훈문학상을 수상한 최형심 작가의 첫 장편 청소년소설이다. 2017년 한 문학 전문 웹사이트에 연재한 것을 단행본으로 묶었다. 희망을 잃고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소진하던 소심하고 상처받기 쉬운 외삼촌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 조카의 입장에서 무기력한 한 청년이 해적이라는 황당한 꿈을 가지고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따라가고 있다.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 경쾌한 문장과 다채로운 개성을 뽐내는 등장인물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책이다. 해적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무인도와 모험, 보물과 음모 등 흥미를 끄는 요소들을 적절하게 배치해서 독자를 한시도 한눈팔 수 없게 한다.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에 대한 낭만과 향수를 찾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책 속에서
비는 순식간에 소나기로 변했다. 흩뿌리는 빗물과 물보라 때문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파도는 성난 짐승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언제라도 우리를 집어삼킬 태세였다. 우리는 바다 한가운데서 가랑잎처럼 흔들렸다. 나는 구명보트에 달린 밧줄을 꼭 잡고 숨을 멈췄다. 붕 떠올랐다 곤두박질치기를 몇 번이나 했을까. 기진맥진한 개미핥기가 더 토할 것도 없는데 구역질을 해댔다. 지나가는 바람이 우우 칼날이 우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음산한 소리에 온몸이 저려 왔다. 그때, 난데없이 머리 위에서 번쩍, 무언가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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