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판사가 쓴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해설서
저자 정석원
출판사 박영사
출판일 2024-02-09
정가 29,000원
ISBN 9791130344737
수량
Ⅰ 수사학의 기원 - 1
1. 수사학(Rhetoric에 대한 오해 3
2. 지도자가 대중을 설득하는 기술 4
3. 수사학은 서구 문화의 일부이다. 8
4. 아테네 수사학의 배경 9

Ⅱ 소피스트의 등장과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 33
1. 소피스트의 등장 35
2. 플라톤의 수사학 비판 39
3.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위치의 재정립 43
4. 언론의 자유(Parrhesia 45

Ⅲ 수사학 서론 - 49
1. 수사학 책의 구성 51
2. 수사학의 학문적 지위 52
3. 세 종류의 연설-정치연설, 예식연설, 법정연설 63
4. 정치연설 64
5. 예식연설 86
6. 법정연설 100
7. 토포스에 관하여 120

Ⅳ 에토스 - 127
1. 정의 129
2. 도덕적 미덕 134
3. 실천적 지혜 148
4. 호의(Eunoia, 사심 없는 마음 혹은 선의 158
5. 청중의 성격 분석 159
6. 에토스를 실현하는 방법 163
7. 에토스의 실연 방법 171
8. 에토스의 역설 172

Ⅴ 파토스 - 175
1. 정의 177
2. 파토스에 약한 한국인들 180
3. 프레임 181
4. 지역연고주의와 민족 191
1 지역연고주의 191
2 민족 192
5. 대립되는 감정들 194
6. 분노 vs. 평온함 195
7. 친애(우애 vs. 증오, 적개심 205
8. 두려움 vs. 자신감 210
9. 자비 혹은 은혜(Charis, 앞서 본 호의라고 번역되기도 함 vs. 배은망덕 215
10. 수치심과 파렴치함 217
11. 연민(애련 vs. 분개 220
12. 경쟁심 vs. 멸시 234

Ⅵ 로고스 - 237
1. 정의 239
2. 수사학적 삼단논법(생략삼단논법 245
3. 대전제 246
4. 격언 263
5. 생략삼단논법의 실제 예시(2권 23장 265
6. 부진정 생략삼단논법 272
7. 생략삼단논법의 반박 273
8. 예증법 (Example 275
9. 생략삼
책 속에서

내가 미국 로스쿨에서 수강할 때의 일이다. 나는 의견이 있어도 말할 수 없었다. 말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확신이 있어 말하려고 해도 심장이 뛰어서 결국 말하지 못했다. 미국인들은 이미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었고, 항상 “Don’t be shy”라고 격려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말 많은 내가 왜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Shy’가 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는 용감하게 교수 바로 앞에 앉아 수업을 들었지만, 교실 뒤편에는 젊은 한국인 학생들이 모여 앉아 있고 교수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대체로 동아시아 학생들(중국인, 일본인, 태국인들도 비슷했다. 미국인 학생들은 교수의 눈을 마주 보면서 유치한 내용도 일단 당당하게 말하고 본다. 물론 반응이 좋지 않으면 멋쩍어 한다. 한국인 교포 학생들은 미국인 학생만큼 말을 잘 하기 때문에, 나의 Shyness는 한국 문화의 문제임이 분명했다.

우리나라의 독자들은 나의 ‘Shyness’와 비슷한 경험을 많이 했을 것이고 많이 공감할 것이다. 한국인들은 공적인 모임에서 조용히 듣기만 하고, 발표자가 두려울 정도로 질문과 피드백이 없다. 예를 들어, 내가 부장판사가 되기 전 동료 판사들과 함께 교육을 받던 중에 한 대법관이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며 세 명의 판사를 연달아 불러 물었으나 판사들로부터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고, 마지막에는 내가 “배석판사님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입니다”라고 간략하게 대답한 기억이 난다. 판사들은 분명히 꿈이 있었을 텐데 왜 대답을 하지 않았는지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 책은 나와 한국인의 Shyness의 기원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그 직접적인 계기는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를 이용하여 설득하라는 말을 듣고, 그 용어들의 기원을 추적하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조우했고, 그제서야 동아시아와 완전히 다른 서양의 스피치 문화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따른 것임을 알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 아테네의 상황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