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바로 그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면서 똑바로 바라보아야만, 비로소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쩌면 문제를 너무 가볍게 여기거나, 또는 그 반대로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태도야말로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산불처럼 일정한 기간에 반복적으로 발생해서 큰 피해를 주는 재난 같은 경우에는 우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급급할 뿐, 그 본질에 천착해서 보다 혁신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데는 아무래도 소홀해지기가 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아마도 이것이 매년 우리가 반복해서 산불의 위협에 시달리는 근본적인 원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이 산불에 관한 백과사전이 아니라 핵심문제를 중심으로, 전혀 다른 시각에서 의심하고 논쟁하는 자세를 견지하려고 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더 깊이, 그리고 더 똑바로 산불의 본래 모습을 바라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산불론강의>의 겉모습은 산불에 관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산림정책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속에 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비록 부족하더라도 이 책이 산불만이 아니라 산림분야의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혁신의 길’에서 쓸만한 나침반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집에 있는 사람에게야 나침반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모쪼록 이 <산불론강의>가 혁신을 위해 먼 바다로 나아가는 용감한 항해자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늘 고백하지만, 이 세상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은 책을 만드는 과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분이 애정 어린 조언과 격려를 보내 주셨습니다. 모든 분에게 일일이 고마움을 전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불과 맞설 수 있는 열정과 용기를 직접 보여주신 곽주린, 문현철님과 늘 첫 번째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