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 <비판적 사고와 교실수업>은 교육이론실천연구 시리즈 8로, 시리즈 7인 <대안학교 길잡이>가 나온 지 5년 만에 나오는 교육이론실천연구회의 공동 저작물이다. 2006년에 이미 사고와 관련된 공저로 <교육적 질문하기>를 시리즈 5로 출간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사고 중에서도 특히 비판적 사고에 초점을 맞추어 책을 구성하여 보았다. 사고가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추어 보거나 또 인습적임이 사회적 통념을 의미할 정도로 사람이 인습화에 쉬 굴복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비판적, 창조적 사고를 포함하는 사고교육의 중요성은 재삼재사 거론되더라도 그 의의가 결코 감소되지 않을 것이다.
반성이야말로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시켜주는 대표적 속성이라 할 수 있다. 관행으로만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본능으로 살아가는 여타 동물들과 다를 바 없다. 인간이 인간인 것은 그런 관행으로부터 벗어나 그것을 대상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I’로만 존재하는 대신 ‘me’로도 존재할 때 인간다운 인간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메타인지의 순간이라 해도 좋지만 또 실존적 순간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실존을 본질에 앞서는 원초적 ‘있음’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ex-sist’ 즉 즉자적 존재가 아닌 대자적 존재로 이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돌이나 죽은 나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즉자적 존재로 살아가기 쉽다. 매스컴의 선전이나 패션유행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고,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에 직면하여 여론의 향배에 생각 없이 편승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사방에서 엄습해 오는 정보에 직면하여 그른 정보로부터 바른 정보를 가려낼 줄 아는 능력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갖추어야 할 자질의 하나가 아닐까. 반세기 전 비판적 사고교육운동은 이런 맥락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최근 대학에서 비판적 사고 강좌가 ‘교양’ 과정의 일환으로 개설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넘쳐나는 상업적 선전이나 정책적 주장을 마주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