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얘들아, 시험이 왜 필요한 줄 아니? 시험 결과를 보면, 자기가 수학의 단원을 어느 정도 익혔는지, 또 어느 부분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알 수 있거든. 그러기 위해서 시험을 치는 거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아론은 선생님의 말씀에 절대 찬성할 수 없었어요.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면서 식은땀이 흘렀어요._6쪽
아론은 긴 한숨을 쉬었어요. 가족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엄마나 삼촌이 위로해 주려는 건 알겠지만, 그것이 문제를 실제로 해결해 주지는 않으니까요. 바로 수학 시험 말이에요!
“연습하면 잘할 수 있어. 열심히 준비하면 되는 거야.”
엄마는 아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어른들은 항상 이렇게 말해요. 정말 짜증나요. _15쪽
“여러분!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다른 사람이 만든 규칙에 얽매여 살았어요! 바로 시험이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시험을 보는 것은 우리 뜻이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 모습을 본 나시르가 다가오며 말했어요.
“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내 권리를 위해 일어서는 거야.”
아론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_30쪽
그때 선생님 책상 위에 놓인 종이 더미가 눈에 들어왔어요. 종이 맨 위에는 ‘수학’과 ‘시험’이라는 글자가 있었고, 그 밑에 문제들이 적혀 있었지요. 답은 보이지 않았어요. 아론이 슬쩍 고개를 들어 교실을 둘러보았어요. 사라는 교실 뒤편에서 새처럼 퍼덕거리며 젖은 치마를 털고 있었고,
선생님은 대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었어요. 반 아이들 모두가 떠들며 그 상황을 지켜보았지요. _44쪽
“아가야, 괜찮니? 네가 아프다고 동생이 그러던데.”
엄마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론의 이마를 짚었어요.
“어머나, 머리가 뜨겁네. 오늘은 학교에 가면 안 되겠다. 엄마도 오늘 재택근무하는 날이지만 회의는 취소하면 돼.
닭고기 수프를 만들어 줄게! 그리고 어렸을 때처럼 책도 읽어 주고. 그러면 곧 나을 거야.” _54쪽
“그래. 힘들긴 하겠다. 그건 인정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