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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할머니의 노래 : 식민지 시대 재일 여성들의 삶과 증언
저자 가와타 후미코
출판사 바다출판사
출판일 2024-09-30
정가 16,800원
ISBN 9791166892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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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알아야 할 역사에 내딛는 첫걸음 9

1 빨리 태어나서 손해를 봤어 17
길쌈을 배우려던 무렵 일본 공장으로말도 모르면서 아이를 돌보고, 용케 해냈어공장의 어린 노동자, 가혹한 환경‘가난해서’와 ‘여자라서’배우고 싶다, 그때도 지금도

2 둥둥 떠가는 솥, ‘주워서 살았어’ 41
열일곱에 결혼해서 시동생들을 키웠어가족 넷이 세상을 떠나다장사는 말이지, 맛있으면 먹으러 오는 거야자식들에게도 하지 않았던 얘기들“두 손 든 거잖아”막걸리를 만들면 경찰이 잡아갔어술 마시던 시어머니, 마시지 않던 남편

3 대충 묻었어, 죽으면 죽은 채로 71
한 번이라도 방공호에 들어가지 않고 잠들어보고 싶었어대충 묻었어, 죽으면 죽은 채로빨리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흰 저고리에 행선지를 먹물로 써서‘헌병 같은 일’을 하던 집에 얹혀살다셋이 손잡고 도망가는데 왠지 한쪽 손이 무거워알몸으로 어깨를 껴안고 몸을 따뜻하게강에서 건진 검은 익사체가 둑 여기저기에

4 히로시마 거리가 통째로 사라졌어 101
“엄마, 피 나와” “너도”피폭과 동시에 맞은 아버지의 ‘해방’원폭 후유증이 어떤 건지는 몰라의사도 모른다니 말이 돼?60년도 더 지나 나타난 원폭 피해
5 겪을 대로 겪었지, 고생은 나의 힘 131
교실의 ‘오줌싸개 할멈’남편은 도박에 찌들고, 혼자서 출산을궁지에 빠진 남편의 거짓말날마다 새벽 2시에 일어나 70인분의 밥을 짓다중고 삼륜차로 폐품을 모으며

6 밀항선을 탔다가 인생길이 틀어졌다 157
술렁술렁 안절부절, 재봉틀을 싣고 제주도로내 몸으로 낳은 아이들을 데리고도항 증명서와 전후 법적 위치학교 다니고 싶어서 일 본으로죽으면 갈 테니 지금은 괜찮아

7 아저씨, 빨간 종이로 된 약 주세요 181
어머니의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다현미를 찧다가 친구가 부른 노래빨간 종이로 된 약 주세요그렇게 정직했던 남편이 거짓말을한센병 비율이 높은 재일 코리언

8 여기는 40번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출발점은 여기야 205
탯줄도, 추억의 사
“여기 식민지 시대를 살아간 〈파친코〉의 ‘선자’들이 있다!”
고생도 가난도 자랑으로 여기며
씩씩하게 극복해온 재일 조선 여성들의 삶과 증언

“그 솥을 주워서 살았어요. 아하하하. 밥솥을 주워 살아갈 사람은 살라고 하는 거니까.” 열일곱에 결혼을 하면서 일본으로 건너간 박정숙(가명. 1919년생 경상남도 출신 할머니의 말이다. 가족을 돌보지 않는 남편 때문에 그녀는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막걸리를 만들어 팔고, 농가에서 채소를 얻어 시장에 내다 팔았다. 그녀는 홍수에 떠내려오는 솥을 얻어 잘 됐다며 기뻐했다.
“시골은 파친코에서 일하지 않으면 노가다밖에 할 일이 없어요. 점원 같은 일에 한국인을 써주지 않으니까.” 간토대지진 이후 학살에서 살아남고, 전쟁도 끝나고, 해방도 되었지만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어 억척스럽게 낯선 땅에 터를 잡고 살아간 할머니들의 목소리에는 억울함도 분함도 한(恨도 있지만, 무엇보다 힘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삶을 향한 의지’였다.
이러한 재일 1세대 여성 조선인의 삶을 한국인도 아닌 일본인 저자 가와타 후미코가 취재와 기록을 통해 약 40년 전부터 세상에 알렸지만,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다. 이 책 《할머니의 노래》를 참고한 드라마 〈파친코〉가 다시 한번 우리의 역사에 대한 무지를 일깨워 주고 있다. 생생한 기록과 몸으로 체득한 이야기는 생명력이 길었다. 중요한 것은 고생도 가난도 삶으로 끌어안아 살아간 그네들의 이야기를 누구보다도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린 노동자로, 여성 가장으로, 재일 조선인으로…
바다 건너 낯설고 척박한 땅에서
그녀들이 일궈온 삶과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 책은 식민지 전쟁 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온갖 역경을 지고 살아온 재일 1세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을 선명하게 기록한 르포르타주이다.
파란만장이라는 단어조차 가벼이 느껴질 만큼 혹독한 세월을 지나온 이들이 여기에 있다. 말도 알아듣지 못하는 낯선 땅, 일본으로 건너가 어린 노동자로, 가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