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이야기 해 볼까?
아이와 엄마가 외출에 나선다. “우리 숫자 이야기 해 볼까?” 함께 길을 가는 두 사람의 숫자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한 사람이 보인다. 아이가 외친다. “하나!” 그런데 그 뒤에 자전거와 연결된 트레일러 유모차에 아기가 앉아 손을 흔들고 있다. “어? 둘이네.” 또 잠시 뒤 킥보드를 타고 한데 모이는 아이 셋이 있다. “저기는 셋!” 그런데 금방 다시 흩어져 하나, 하나, 하나 따로 놀고 있다. 때로는 함께 있어도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셋이다. 곧이어 구조 대원들이 구급차를 타고 어딘가로 출동한다. “넷이다.” 넷은 이내 아이 하나를 구해 다섯이 된다. 앞으로 또 어떤 숫자 이야기를 마주하게 될까?
셀 수 없는 하나 둘 셋을 헤아리는 이야기
“사람도 많은 지하철에 왜 유모차를 갖고 타는 거야?” “모두가 맞다고 하는데 왜 혼자서만 다른 이야기를 하며 방해를 하는 거야?” “왜 친구들이랑 못 어울리는 거야. 먼저 가서 말을 걸어 봐.” 사람들 저마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정답을 갖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게 정말 맞는 것일까?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나 빠짐없이 정답이 될 수 있을까? 『숫자 넘어 숫자 이야기』는 세상 속 어느 부분에 먼저 눈길을 주었을까? 책장을 넘기고 장면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몇 명인지 맞히며 생각해 보자.
자전거를 타고 하나가 다가온다. 몇 명일까? “너무 쉽다. 하나다!” 아니다. 정답은 둘이다. 자전거가 옆으로 스쳐 지날 때에야 비로소 자전거 뒤에 연결된 유모차와 거기에 타고 있는 아기가 보인다. 이어서 셋이 한데 모인다. 몇 명일까? “당연히 셋이다!” 아니다. 정답은 하나 하나 하나이기도 하다. 한자리에 있다고 해서 꼭 모든 사람이 같은 것을 하고 싶어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구조 대원 넷이 출동한다. 몇 명일까? “넷 아닌가?” 아니다. 다섯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하나를 구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그다음부터는 내가 보고 있는 것에 대해 확신하기 어려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