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_ 미대 나와서 왜 승무원이 되었어요?
01 첫 비행,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02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03 이탈리아, 바티칸 성당
04 워싱턴의 심장, 스미소니언 미술관
05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
06 트램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리전 오브 아너
07 행복한 스위스, 카페 볼테르
08 코끼리의 치앙마이, 도이수텝 사원
09 프랑스 고흐의 집, 라부 여인숙
10 예술의 또 다른 중심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11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피의 성당
12 미스터리한 이집트,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13 튀르키예의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 대성당
14 그토록 열망했던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
에필로그 _ 미술관이라는 비행을 마치며
책 속에서
승무원이 된 후에는 그동안의 한을 풀어 주듯 정말 다양한 나라를 갔고 그렇게 염원했던 원화와 건축을 실컷 보고 느낄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비행이라는 중노동의 일을 하면서도 그 시절을 돌아보았을 때 즐거운 기억만 남는 것은 그 일을 통해 얻는 이런 기쁨이 너무 컸기 때문일 것이다.
--- p.10
처음 공개한 [최후의 심판]의 원작은 누드의 향연이었다고 한다. 완성한 작품을 본 당시 교황이 ‘신성한 분위기를 해친다’라는 이유로 다니엘레 다 볼테라(Daniele da Voltera를 불러 천으로 주요부위를 가리기 전까지 말이다. 덕분에 그 화가는 기저귀 화가로 불린다.
--- p.67
3가지 색의 층들이 교묘하게 서로를 간섭하며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눈의 착시 현상인가. 이 미묘하게 움직이는 색들이 내 감정의 층위 또한 간섭하기 시작했다. 마치 이 작품의 가운데 얇게 그려진 선이 내 묵은 감정을 덮어 둔 경계선인 것 같았다. 이 선이 강하게 떨리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내 감정도 폭발해 버렸다. 나는 어느새 펑펑 울고 있었다. 왜 우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심연에 가둬 두었던 어떤 것이 참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터져 버린 것 같았다.
--- p.94
그곳은 미술사에서 개념 미술이 첫걸음을 내딛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바로 다다이즘(Dadaism이라는 사조가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다다이즘의 대표 화가 뒤샹(Marcel Duchamp 전시를 아주 크게 했었고 해서 많은 이들이 이 사조를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우리나라에는 인상주의 모네나 후기 인상주의 고흐, 입체주의 피카소 등의 미술가들을 만날 수 있는 정도였기에 전공자가 아니면 낯설은 사조였다. 당연히 그곳을 찾는 우리나라 여행객은 거의 없었다.
--- p.130
이 작가의 다른 그림도 어서 빨리 원화로 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이토록 순식간에 나를 그녀의 공간에 가두고 몽롱함을 느꼈던 적이 있었나. 강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