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주주의 대전환은 이념이 인간의 삶을 좌우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념은 강자들에게는 수호의 가치고, 약자들에게는 저항의 가치다. 주류이념은 강자들에 의해 해석되기 때문에, ‘지배계급의 이념은 각 시대의 이념’이며 강자들의 삶의 수단이다. 약자들의 이념은 이단적이고 배타적으로 취급되어, 강자들에게 유리하게 편의적으로 재단된다. 이념적 갈등의 결론은 강자의 몫이 되고, 사회는 권력과 돈과 명예를 독차지하고 있는 소수가 좌우하게 된다.
이 책은 ‘시민’은 대의민주주의가 제공하는 투표용지를 통해 스스로가 주인이라는 환상을 갖게 하는 사실상 ‘신민’이라는 의미로 ‘인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자유민주주의는 이러한 인민의 일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거나 반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인민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제도로, 지금의 엘리트중심의 하향식 대의정치과정을 인민중심의 상향식 정치, 즉 인민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민주의는 입헌적 대의제도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참여방식의 단순화를 통해 인민의 지위를 강화하는 정치다. 대의민주주의를 인민주의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인민주의를 이식접목하자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인민주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처럼 자유민주주의와 양단의 대치되는 이념이 아니라 혼합 또는 융합될 수 있는 이념이라는 점에서 자유민주주의의 동반자다.
경제적 위기는 특히 경제적 약자 이른바 서민에게는 직격탄이다.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사회의 양극화는 곧 사회의 분열로 이어진다. 소수의 개인에게는 풍요를 안겨주지만 공동체는 비참해진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고통과 절망을 주고 부자에게는 불안과 공포를 안겨준다. 종교도 기득권자들의 세속적인 사교장이나 위세를 과시하는 장소로 비춰지는 한 마르크스가 제기한 ‘아편’으로서의 역할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이것은 사회적 혼란이고 인간의 황폐화다.
아담 스미스의 자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