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부 내가 원하면 바로 닿는 것이 인이다 -소재로 보는 그림
1장. 공자 -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
2장. 사람 - 어떻게 살 것인가?
3장. 산수 - 자신을 넘어서야 경지가 보인다
4장. 식물 - 생각에 간사함이 없어야 한다
5장. 동물 - 최선을 다해 보아야 한계를 안다
6장. 풍속 -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7장. 사군자 -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로움에 밝다
8장. 기록 - 다투지 않는다
9장. 기타 - 리더가 바르지 않으면 따르지 않는다
2부 인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 화가로 보는 그림
10장. 강세황 - 예술의 무게와 평론의 깊이를 섭렵하다
11장. 김득신 - 평생을 정진한 독보적인 궁중화가
12장. 김정희 - 천 개의 붓이 닳도록 쓰고 그린다
13장. 김홍도 - 누구나 인정하는 조선 최고의 화가
14장. 윤두서 - 박학다식했던 시대의 개척자
15장. 신윤복 - 독자적인 소재를 대범하게 활용하다
16장. 심사정 - 50년간 하루도 붓을 놓지 않은 끈기
17장. 이인상 - 강직한 인품이 표현의 격조를 높이다
18장. 정선 - 부단한 노력으로 76세에 대표작을 완성하다
19장. 조영석 - 치밀한 세심함으로 인물화의 대가가 되다
20장. 최북 -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 작품을 팔지 않는다
안중근의 ‘기개’도 윤동주의 ‘부끄러움’도
공자의 《논어》에서 왔다
흔히 말하는 고리타분함의 대명사가 ‘공자왈, 맹자왈’이다. 유세를 떠났던 공자조차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주장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논어》에서 어떤 문장을 마음에 새기는지에 따라 현실에서의 실천이 달라진다.
‘이로움을 얻거든 의로운지 생각하라’라는 의미의 ‘견리사의’는 안중근 의사가 글씨로 쓰고 단지한 손가락으로 낙관을 남겨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구절이다. 비록 2,500년 전의 공자가 말했으나 일신의 안위보다 민족과 대의를 생각하고 선택한 안중근 의사로 인해 현실이 되었다.
공자의 영향을 받았던 맹자는 삼락 중 두 번째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사람들을 굽어보아도 부끄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윤동주의 <서시>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한다. 같은 일제강점기를 살았고, 한 사람은 ‘견리사의’를 다른 한 사람은 ‘부끄러움’을 삶의 문장으로 삼아 현실을 이기고 불의에 항거했다. ‘삼락’은 《논어》에 실린 문장은 아니나 작가는 결국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라고 담담하게 말한 윤동주의 다짐과 공자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닮아있다고 했다. 《논어》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옳은 문장을 두고도 아무도 실천하려는 이가 없어서 공자의 말이 세상에 무력하게 느껴진 것이다. 그러니 누구라도 자신에게 와닿는 논어의 문장을 골라 자기 삶의 지지대로 삼으면 인생이 훨씬 든든할 것이다.
하루 한 문장으로 정리한 공자의 가르침과
하루 한 점으로 표현한 조선의 그림으로
《논어》를 쉽게 시작해보자
《논어》 원문을 보려면 등장인물의 이름도, 자도, 호도 알아야 하고 이해되지 않는 문장의 시대적 배경도 찾아봐야 한다. 공부한다 하더라도 어떤 해석이 적절한지도 골라야 한다. 그래서 고전의 힘을 빌리고 싶은 독자들도 쉽게 시작하지 못하거나 중도 포기하는 것이 《논어》읽기다.
양승렬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