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 13
우아한 빨간색 여름 원피스 15
쥐덫 비법 레시피 17
과거의 음악 20
익숙한 침입자 30
카노 부인 41
어디서도 상영되지 않는 영화 52
멍청한 텔레비전 토크 쇼 61
첫 번째 손님 68
인터넷에서 찾아낸 엄마 75
스크린의 파도 85
시간 주변 여행자 94
카토의 눈을 똑바로 102
어항 속 물고기 114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들 124
통통이 135
사라진 소찬 157
격투기 게임 170
뻣뻣하고 냄새나는 185
코르넬리아 아줌마의 영화 197
그 피아노 212
다락방의 상자 228
카토의 아빠 237
넌 겁쟁이니, 카토? 251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오후 259
처음과 같은 끝 274
‘처음부터 끝까지 감동적이고 매혹적인 책’ 황금연필상 심사평
되돌리고 싶은 순간, 그리운 추억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
“무엇보다도 네 호기심, 고집,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계속해서 지킨다면 넌 언젠가 네 길 위에 선 나를 다시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나처럼, 과거의 상처가 있는 사람들을 돕겠지.” (본문 중에서
마치 공동체 가정처럼 카토와 아빠, 이웃인 코르넬리아 아줌마가 함께하는 카토네. 그러나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저마다 다른 세상에 빠져 지낸다. 열세 살 여자아이 카토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코르넬리아 아줌마의 “커피는 몸에 해롭다.”라는 잔소리에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부터 마신다. 카토는 멜랑콜리한 가을을 가장 사랑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포착하려고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스스로 개발한 ‘다르게 보기 스킬’을 갈고닦는다. 다르게 보기 스킬이란 고집스럽고 똑똑하고 호기심 많은 카토가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을 바라보기 위해 시선을 사로잡는 것 대신 바로 그 옆의 다른 것을 보는 것이다.
카토는 자신이 태어난 날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자기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엄마가 여전히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이런 죄책감이 결코 어른이라고 말할 수 없는 나이임에도 마음에 굳은살이 생길 만큼 나이 든 소녀로 만든다. 카토의 유일한 친구는 꿀꿀거리는 토끼 소찬뿐이다. 카토의 아빠 하롤트는 혼자만의 세상에 갇힌 채 모든 것에 무관심하고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다. 카토는 아빠가 빈 껍데기처럼 살아가는 이유가 엄마의 죽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주일에 몇 번 카토의 집에 들러 청소와 요리를 해 주는 이웃집 코르넬리아 아줌마는 카토의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마치 엄마처럼 잔소리를 한다. 카토는 아줌마가 엄마 자리를 탐낸다고 의심하고 미워한다. 아줌마가 자기 남편을 독살했다는 무시무시한 소문 때문에 의심과 오해는 점점 깊어진다.
이런 그들 앞에 어느 날 밝은 노란색 종이에 연분홍색 글자가 인쇄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