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맨홀 속의 침입자
2 길을 잃은 사람
3 끝없는 달리기
4 풀리지 않는 문제
5 위시, 디시, 퍼니시, 차일디시
6 래빗홀의 음식 창고
7 이백 년 만의 케이크
8 맨홀 뚜껑을 여는 자들
작가의 말
★★제1회 이지북 고학년 장르문학상 대상 『맨홀에 빠진 앨리스』
★★심사위원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만장일치 수상작!
이상한 맨홀 속 세계 앞에서
우리는 모두 어린이가 된다
『맨홀에 빠진 앨리스』를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 하나가 도착했다. 줄넘기 학원에서 영어 학원으로 가던 중 앨리스가 빨려 들어간 맨홀 속 토끼왕국이다. 이 익숙한 듯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맨홀 뚜껑 앞에서 우리는 두려움을 느낄 필요도 망설일 필요도 없다. 말 그대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빨려 들어가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도 계산할 수도 없는 시간을 지나 문득 정신을 차리면 도착해 있는 낯선 맨홀 세계처럼 독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빨려 들어온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목소리와도 같은 앨리스의 우렁우렁한 메아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한 걸음조차 아껴야 했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맨홀 뚜껑을 세게 밟았다. 빨간 구두가 ‘우수’의 ‘우’ 자를 꾹 누르는 순간, 발바닥에 느껴져야 할 바닥의 감촉이 없었다. 아찔한 어지러움과 함께 발밑이 푹 꺼졌다. 마개를 열면 욕조를 가득 채웠던 물이 빙글빙글 빨려 내려가는 것처럼 내 몸은 알 수 없는 어딘가로 끌려 들어갔다.
끝없이.
끝없이.
세상의 중심으로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연필심처럼 짙고 슬라임처럼 끈적한 어둠이 몸을 감싸고, 슬로 모션이 걸린 듯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이쯤이면 끝이 아닐까 싶었지만, 낙하는 계속되었다. 나는 하품이 날 정도로 지겨워졌고 급기야 깜빡 잠이 들었다.
털썩.
기나긴 낙하 끝에 차고 축축한 바닥이 느껴졌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드디어 바닥이군.”
“드디어 바닥이군.”
나는 그렇게 이곳에 도착했다. (12~13쪽
앨리스가 맨홀 속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존재는 자신이 이 왕국의 왕자이며, 앨리스를 ‘불경한 침입자’라 칭하는 토끼 왕자다. 현실 세계에서 손목시계에 의지해 바쁜 하루를 살아가던 앨리스는, 자신의 시계를 빼앗아 간 토끼 왕자 덕분에 낯선 세계